
최근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주춤했던 전기차(EV)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 고려 비율이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제이디파워(J.D. Power)가 발표한 2026년 미국 전기차 고려도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신차 구매 예정자 중 전기차 구매를 매우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월 대비 3%p 상승한 26%를 기록했다.
반면 전기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답한 회의적인 소비자 비중은 전달보다 4% 감소한 18%로 떨어졌다. 이처럼 4월 한 달간 급증한 소비자 관심에 힘입어 2026년 전체 누적 기준으로 전기차 구매를 매우 적극적으로 고려한다는 응답은 전년 동기 대비 1% 상승한 25%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 2023년 이후 지속되던 하락 및 정체 흐름을 깨고 처음으로 반등에 성공한 수치다. 아울러 전기차 구매를 어느 정도 고려하고 있다는 잠재적 소비자 비중도 35%를 유지하며 견고한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이러한 반등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 공제를 전면 폐지하고, 미 환경보호청(EPA)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규제 및 캘리포니아주의 자체 전기차 의무화 정책(EV Mandate)을 무력화하는 등 강력한 전기차 저지 및 내연기관차 보호 정책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연방 보조금 삭감과 같은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과 강력한 제도적 역풍 속에서도 유가 급등이라는 외부 충격과 맞물려 전기차에 대한 전반적인 민간 수요와 관심도가 꺾이지 않고 오히려 늘어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높은 장벽들이 존재한다.
특히 전기차 구매를 완강히 거부하는 심리적 기저에는 비용과 기술적 한계에 대한 타협 없는 기준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기차 구매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답한 응답자의 과반수가 넘는 56%는 내연기관차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못 박았으며, 무려 73%의 소비자는 전기차 구매를 검토라도 해보려면 최소 500마일 이상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확보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충전 편의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3%가 기존 주유소만큼이나 쉽게 공공 충전소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실제로는 이미 많은 공공 충전 인프라가 대중의 인식보다 널리 보급되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충전소 접근성과 심리적 거부감은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다행히 전체 조사 대상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주행거리에 대한 우려와 공공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불안감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추세이며, 두 번째로 큰 거부 요인이었던 충전 시간 문제 역시 전년 대비 2%포인트 감소한 44%를 기록하며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차량 구매 가격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히 강력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전기차 비구매 요인 중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기존 3위에서 2위로 상승하는 등 최근의 경제적 압박과 맞물려 차량 가격 경쟁력이 전기차 대중화의 핵심 변수로 다시 부각되는 모양새다.
더불어 자택이나 직장에 개인용 충전기를 설치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인 소비자들의 전기차 고려율은 수년째 거의 제자리에 머물고 있어, 다세대 주택이나 공동 거주 구역 및 직장 내 충전 인프라 확충이 시장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정부의 친내연기관 중심 정책 기조가 단기적으로 시장에 강력한 제동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과 같은 실질적인 유지비 부담이 소비자의 시선을 다시 전기차로 돌리는 유인이 되었다. 다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전기차 전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과 무관하게 차량 가격의 대중화와 획기적인 주행거리 연장, 그리고 고도화된 생활 밀착형 충전 인프라 구축이라는 본질적인 시장 환경 개선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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