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지난해 치열했던 가격 인하 경쟁이 끝나고, 공급망 비용 상승에 따른 대규모 가격 인상 국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보름 사이 BYD, 샤오미, 광저우자동차 아이온 등 15개 이상의 주요 자동차 브랜드가 차량 가격이나 옵션 가격을 일제히 인상해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 전문매체들에 따르면 BYD는 왕조, 해양, 팡청바오 시리즈에 탑재되는 '신의 눈 B' ADAS 레이저 에디션 옵션 가격을 기존 9,900위안(한화 약 188만 원)에서 12,000위안(한화 약 228만 원)로 인상했다. 샤오미는 SU7 모델의 스탠다드, 프로, 맥스 전 라인업 가격을 4,000위안(한화 약 76만 원)씩 올렸다. 장안자동차 네보 브랜드는 3,000위안(한화 약 57만 원)를, GAC 아이온은 모델별로 최대 6,000위안(한화 약 114만 원)까지 가격을 인상했다. 이 같은 가격 인상은 중국 토종 브랜드뿐 아니라 합작 브랜드로도 확산돼, 폭스바겐의 ID. 시리즈와 도요타의 bZ4X 등도 수천 위안 단위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가격 인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자동차 지능화와 고도화에 따른 핵심 부품 및 원자재 공급망 비용의 급등에 있다. 특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시스템에 필수적인 스토리지 칩의 가격이 오르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탄산리튬 가격 역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제조사들의 생산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수직 계열화 구조와 대량 생산 체제로 원가를 절감해 왔으나,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과 첨단 부품 단가 상승은 개별 기업의 제조 효율성만으로 상쇄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누적된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고 최소한의 마진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의 저가 공세 전략을 철회하고 가격 현실화를 선택하는 추세가 늘어가고 있는 것.
글로벌 전기차 선두 주자인 테슬라의 행보도 주목받았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모델 Y 롱레인지와 퍼포먼스 모델의 가격을 20,000위안화(한화 약 380만 원)가량 인상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으나, 테슬라 중국 법인은 공식 발표를 통해 가격 인상설을 부인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권장소비자가격은 동결했지만, 실질적인 금융 혜택을 축소하는 우회 전략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기존에 제공하던 '7년 저금리 할부'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이자 부담이 더 높은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로 인해 차량의 겉보기 가격은 유지되었지만, 소비자가 차량을 구매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총 소유 비용은 실질적으로 인상됐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대략 2가지로 내다봤다. 현대자동차처럼 다시 중국에 진출하기 시작한 제조사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 회복이라는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가격 인상 원인이 '공급망 비용 급등'에 있다는 점은 마찬가지로 국내 배터리 3사와 소재 업체들에게는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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