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7일 개봉을 앞둔 여름대작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는 1950년 9월 15일 펼쳐진 인천상륙작전을 다룬 전쟁 첩보물이다. 영화 속 숨겨진 실화를 극적으로 재구성했기에 실제 사건, 인물, 상황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5000분의 1
'chromite', 이름하여 '크롬철광'이 인천상륙작전을 가리키는 작전명이다.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기습남침으로 한국전쟁이 발발한 이후 3일 만에 서울을 뺏기고 한 달 만에 낙동강 지역까지 밀린 전세를 뒤집기 위해 당시 더글러스 맥아더 연합군 사령관은 인천에 대규모 병력을 상륙시키는 작전을 펼쳤다. 서울의 관문이자 교통의 중심지인 인천을 기점으로 북한군의 보급로-이동로를 차단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좁은 수로로 대규모 병력이 이동하기 어렵고, 크게는 11m에 이르는 조수 간만의 차로 상륙 가능 시간이 2시간밖에 안 되는 데다 퇴로까지 막막했던 인천상륙작전을 두고 미군 내에서도 성공확률 5000대1이라며 반대가 심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맥아더는 이를 강행했고 7만5000여 명의 병력과 261척의 해군 함정이 투입돼 성공적으로 작전을 완수하며 전세를 바꿔놨다. 이후 인천상륙작전은 2차 세계대전 중 노르망디상륙작전과 함께 가장 성공적인 상륙 작전으로 평가된다.

◆X레이 작전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직접적 모티프가 된 실제 사전 첩보작전. 인천상륙작전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해군정보국 예하 첩보부대를 구성해 인천에 잠입, 해안포 위치와 병력 규모, 인천항 안벽 높이, 해로에 있는 기뢰(수중에 부설된 지뢰, 선박을 파괴하는 폭파장치) 파악 등의 임무를 맡겼다. 도쿄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 극동군 사령부는 정보 수집을 위해 당초 미군 첩보부대 투입을 고려했다가 언어의 장벽 등의 한계에 부딪쳐 한국군 해군정보국에 해당 임무를 일임했다고. 이에 해군 정보국장 함명수 소령을 비롯해 총 17명을 인천에 투입됐다. 이들 중 7명은 민간인이었다. 이들은 1950년 8월 17일 부산항을 출발, 인천 앞바다에 위치한 영흥도에 상륙해 임무를 완수했다.

◆켈로부대
1949년 미국 극동군 사령부가 조직한 비정규 특수부대로 북파 공작, 첩보 수집 등의 임무를 맡았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첩보를 수집하면서 후방을 교란하는 게릴라 작전을 벌였다. 켈로부대라는 이름은 'KLO(Korea Liaison Office·주한 첩보연락처)'의 준말. 대개 북한 실정에 밝고 연고가 있는 이북 출신들로 부대원을 구성했으며, 대개 북한군 중공군으로 위장해 첩보 작전을 벌였다. 특히 인천상륙작전에서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국군 산하에서 정식 군번을 부여받은 정규군이 아니라는 이유로 참전용사 대우를 받지 못하다가 1995년 '참전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며 뒤늦게 참전유공자로 인정받았다.
◆팔미도 등대
인천항에서 남쪽으로 15.7㎞ 떨어진 팔미도에 위치한 등대. 1903년 6월 1일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세워진 근대식 등대로 현재 인천시 지방문화재 제40호로 보존되고 있다.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당시에는 인천항 진입 항로의 지표 역할을 했던 이 등대를 켜는 사전 작전이 실시됐다. 팔미도가 상륙지점 앞의 요지인데다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인천 앞 바다에서 침투조를 유도하는 불빛이 필요했기 때문. 당시 켈로부대 대원 수십 명이 팔미도를 기습해 등대를 확보하고 우여곡절 끝에 불을 켜면서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매카써'
알려졌다시피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는 작전을 총 지휘한 더글러스 맥아더 연합군 총사령관이 등장한다.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이 맥아더 역을 맡았다. 우리에겐 맥아더란 이름이 고유명사처럼 익숙하지만 정작 영화 '인천상륙작전' 속 대사에서 '맥아더'란 발음을 찾아내기 어렵다. 북한군 측은 '매카써'라고 그를 지칭하며 이를 똑똑히 적어 사격 표지판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맥아더'의 영문 이름 'MacArther'를 실제 발음에 가깝게 표기한 것.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그게 바로 맥아더다.
◆기상천외한 포로 이송법
'인천상륙작전'에는 날아오는 비행기가 커다란 고리를 이용해 착륙하지 않고 지상에 있는 사람을 낚아채듯 이송해가는 장면이 등장한다. 높이 걸린 줄을 낚아채며 매달린 사람까지 순식간에 데려가는 독특한 설정에 지난 20일 진행된 시사회에서도 궁금증을 표하는 이들이 상당했다. 그러나 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실제로 사용됐던 물품 및 인명 이송법이었다고. 제작자 정태원 대표는 "한국전쟁 당시 원산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을 이 같은 방법으로 이송한 전례가 있다"며 "이를 재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활주로, 착륙 지점 등이 마땅치 않거나 긴박한 경우 비행기에서 고리를 내려 물품, 포로 등을 옮겼다는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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