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8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스파이더맨 혼자 62% 책임졌다

할리우드에게 2026년 8월은 그야말로 꿈같은 한 달이었다. 통상 여름 성수기가 저물어가는 비수기로 여겨지는 8월임에도, 북미 박스오피스는 사상 최고 월간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등공신은 단연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한 편이었다.
지난 23일(일)까지 집계된 8월 북미 박스오피스 누적 매출은 11억 달러. 이는 2016년 8월 세운 종전 기록(10억1900만 달러)을 훌쩍 넘어선 역대 최고치이자, 8월 박스오피스가 10억 달러를 넘은 세 번째 사례다. 앞선 두 차례도 공교롭게 여름 막바지 슈퍼히어로 영화가 견인했는데, 2016년엔 '수어사이드 스쿼드'(2억8640만 달러), 2014년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억7500만 달러)가 그 주인공이었다.
반면 지난해 8월은 총매출 6억8000만 달러에, 최고 흥행작이 중저예산 공포영화 '웨폰스'(1억3250만 달러)에 그칠 정도로 유독 부진했던 걸 감안하면, 이번 8월의 반전은 더욱 극적이다.
이 기록의 8할 이상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몫이다. 지난달 31일 개봉 첫날 기록한 1억6980만 달러를 제외하고도, 이달에만 6억85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8월 전체 매출의 62%를 이 영화 혼자서 책임졌다.
여기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8월 22일까지 1억8050만 달러)까지 더하면, 단 두 편이 8월 전체 흥행의 78%를 차지하는 극단적인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참고로 2014년엔 상위 2개 작품 비중이 43%, 2016년엔 37%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실제로 8월 흥행 3위는 '스파이더맨'과 격차가 큰 '디 엔드 오브 오크 스트리트'로, 매출은 고작 3800만 달러에 머물렀다.
'브랜드 뉴 데이'의 개별 기록도 화려하다. 지난달 31일 개봉 당시 3억6000만 달러의 개봉 주말 스코어로, 종전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갖고 있던 역대 최고 개봉 기록(3억5710만 달러)을 갈아치웠다. 이후 북미 누적 매출 4억 달러 돌파에 단 4일, 전 세계 누적 10억 달러 돌파에도 단 6일밖에 걸리지 않아 '엔드게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을 세웠다.
지난 25일 기준으로는 개봉 25일 만에 북미 누적 8억5840만 달러, 전 세계 누적 22억3000만 달러를 기록 중인데, 이대로라면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보유한 역대 북미 흥행 1위 기록(9억3670만 달러)까지 넘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블 라이벌 작품의 주역인 루소 형제 감독조차 소셜미디어를 통해 "바통이 넘어갔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을 정도다.
'브랜드 뉴 데이' 못지않게 '오디세이' 역시 이번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주역이다. '오디세이'는 최근 '데드풀과 울버린'을 제치고 역대 R등급 영화 최고 흥행작(전 세계 13억5000만 달러)에 등극하기도 했다. 두 영화가 동시에 아이맥스 상영관을 나눠 쓰며 경쟁 아닌 경쟁을 벌인 것도 이번 여름 극장가의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여름 시즌 북미 극장가 매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4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5월부터 8월 초까지 누적 매출은 이미 35억7900만 달러(렌트락 집계)에 달했다.
남은 하반기에 '듄: 파트3', '어벤져스: 둠스데이' 같은 대작들까지 개봉을 앞두고 있어, 올해 연간 북미 매출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극장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드디어 2019년으로 돌아온 기분"이라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로, 팬데믹 이후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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