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외국인 투수 수급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KBO리그 팀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KBO리그 한 구단 관계자 A는 지난 20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데려올 만한 외국인 투수가 너무 없다. 최근 언론에 나오고 있는 마크 라이터 주니어(30)가 마지막 A급 투수"라고 말했다.
라이터 주니어는 통산 47경기에 출전해 3승 7패 평균자책점 5.53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메이저리그 등판은 2018년이 마지막으로, 2019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올해 복귀한 그는 디트로이트 산하 트리플 A팀에서 17경기 8승 4패 평균자책점 3.34, 89이닝 110탈삼진으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평균 91마일(약 146㎞) 최고 93마일(약 150㎞)의 직구와 커터, 체인지업, 커브를 던지며 세 가지 구종의 완성도가 높아 KBO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투수다.
하지만 KBO리그 첫 해 외국인 투수 상한액인 총액 100만 달러(약 12억원)에 어울리는 투수인지는 의문이다. 구단 관계자 A는 "개인적으로 라이터 주니어가 100만 달러를 받을 만한 투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본도 못 갈 것 같다. 100만 달러는 경쟁이 붙어 나온 금액 같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구단의 관계자 B도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구단 관계자 B는 "라이터 주니어의 가치가 100만 달러가 아닐 수 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 마이너리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올해 마이너리그 팀이 축소되는 등 여러 사유로 그만한 투수를 찾기 어려워졌다. 특히 공이 빠른 투수들일수록 그렇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역대급 외국인 투수 불황이 예상되는 만큼 새로운 투수에 도박을 걸기보단 KBO리그를 경험한 투수들에 기댈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몇몇 구단에서는 만일에 대비해 과거 KBO리그를 경험했던 투수도 폭넓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런 만큼 외부에서 해결책을 찾기에 앞서 집안 단속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1위부터 10위까지 팀 성적에 상관없이 각 팀마다 에이스 역할을 해준 외국인 투수들은 있었다. 잘했던 투수뿐 아니라 성적이 저조했던 투수들도 현 상황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끝까지 시즌을 치른 외국인 투수 중 평균자책점 5.86의 샘 가빌리오(31·SSG), 5.61의 앤더슨 프랑코(29·롯데), 5.37의 마이크 몽고메리(32·삼성), 4.91의 보 다카하시(24·KIA) 등이 하위권을 이뤘다.
이들 중 빠른 구속을 가진 프랑코, 다카하시, 몽고메리는 미국으로 돌아간다 해도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즉 개선의 여지가 보인다면 이들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줘도 손해는 아니라는 말과 같다. 구속이 빠르지 않은 가빌리오도 시간이 흐를수록 차츰 나아지는 모습(평균자책점 7월 9.58→8월 8.31→9월 5.59→10월 3.72)을 보여 재기 가능성이 0은 아니다.
물론 스카우트를 통해 새로운 선수를 발굴할 수도 있다. KBO리그에서 성공한 투수 대부분이 해외 리그에선 무명이었다. 당장 올해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을 세운 아리엘 미란다(32)가 그랬다. 미란다도 처음에는 직전 리그가 대만프로야구라는 이유만으로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했지만, 당당히 리그 에이스로 거듭났다. 다만 투수 풀이 대체로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한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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