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에 또 한 명의 배짱 두둑한 신인이 나타났다.
SSG랜더스필드에서는 8회 이닝 교대 시 인천을 상징하는 응원가 연안부두가 흘러나온다. SSG와 키움의 2022년 정규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이 있었던 20일 경기 8회에도 어김없었다. 이때 앳된 얼굴의 키움 투수가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마운드 흙을 고르고 공을 점검했다. 1군 등록 후 5일 만에 프로 데뷔전을 치르는 신인 이명종(20·키움)이었다.
이명종은 지난 2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키움이 1-6으로 뒤진 8회말 등판했다. 패색이 짙어 긴박한 상황은 아니었으나, 상대하는 타자들이 김강민(40)-이재원(34)-추신수(40)로 만만치 않았다. 김강민을 상대로는 좋지 않았다. 날리는 공도 있었고 4구째엔 중전 안타를 내줬다.
이때 형들의 도움이 컸다.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친 이재원의 타구를 3루수 송성문이 잡았고 5-4-3 병살로 완성했다. 그러자 추신수의 타석에서 첫 스트라이크가 나왔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꽉 찬 시속 142km의 직구였다. 김태균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 "배짱이 두둑하다. 추신수를 상대로도 주눅이 든 모습이 없다"고 칭찬할 정도로 배짱 있는 투구였다.
결국 추신수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피안타와 볼넷 없이 총 9개의 공으로 1이닝을 삭제했다. 경기 후 이명종은 "1군에 올라왔을 때 데뷔전은 꼭 치르고 싶었다. 첫 등판을 하면 긴장해서 소리도 잘 안 들리고 다리도 떨릴 줄 알았는데 막상 그 상황이 되니 기분이 좋고 편안했다"면서 "병살을 잡기 전까지는 조금 긴장했는데 추신수 선배님이 (타석에) 나오셨을 때는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를 상대한다는 생각에 설레었다"고 데뷔전 소감을 밝혔다.

세광고를 졸업한 이명종은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로 지명된 우완 투수다. 최고 구속이 시속 145㎞를 넘지 않는 직구와 130㎞ 초반의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고 안정적인 제구력이 매력적이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2경기 2이닝 피안타와 사사구 없이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예고된 활약이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당시 한 키움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신인들 중 이명종이 가장 눈에 띈다. 몸을 가장 잘 만들어왔다"이라고 귀띔했었다. 좋은 평가는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이어졌고, 결국 6라운드 선수임에도 박찬혁(19·2차 1R), 노운현(19·2차 4R)에 이어 2022 키움 신인 중 세 번째로 1군 무대를 밟게 됐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명종이 처음 1군에 합류했던 지난 15일 "마무리캠프부터 눈여겨본 선수였다. 시범경기 때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제구력을 바탕으로 하는 투수라 굉장히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콜업 이유를 설명했었다.
현재 키움은 평균자책점 리그 2위(2.77)의 탄탄한 마운드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필승조들이 두 번의 3연투를 하는 등 약간의 피로가 쌓였고 그 여파가 이번 SSG 원정 3연전에서 나타났다. 여기에 믿었던 선발 투수들도 흔들려 당분간 이명종 등 필승조 외 불펜 투수들의 이닝 소화가 중요해졌다.
이명종은 "언제나 신인답게 자신감 있고 배짱 있는 투구를 하고 싶다. 앞으로 팀에 더 기여할 수 있는 선수로 발전해 나가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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