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적인 클로저 트레버 호프먼(55)을 대표하는 등장곡을 사용하는 '초보 마무리'가 있다. 정작 원주인은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미국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21일(한국시간) 호프먼과 라이언 헬슬리(28·세인트루이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호프먼은 메이저리그 18시즌 동안 통산 601세이브를 기록하며 1990년대와 2000년대를 대표하는 클로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998년(53세이브)과 2006년(46세이브) 세이브왕에 오르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등극했다.
현역 시절 호프먼은 마운드에 올라올 때 종소리와 함께 불펜에서 등장했다. 이때 흘러나오던 음악이 바로 호주 밴드 AC/DC의 'Hells Bells'(지옥의 종소리)였다. 호프먼의 좋은 활약과 겹쳐 등장음악의 효과가 배가됐다.
그런데 최근 이 곡을 등장곡으로 하는 또다른 투수가 등장했으니, 바로 헬슬리였다. 그는 등판할 때마다 붉은 조명 아래에서 이 노래와 함께 마운드에 오른다.

화려하디 화려한 호프먼의 업적과는 달리 빅리그 4년 차인 그는 지난해까지 통산 2세이브에 그친 선수였다. 최고 시속 103.4마일(약 166.4km)의 강속구를 앞세운 헬슬리는 올 시즌 개막 클로저였던 지오바니 가예고스를 대신해 5월부터 뒷문을 담당하고 있다. 22일까지 그는 시즌 9승 1패 18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1.19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헬슬리는 'Hells Bells'가 호프먼과 샌디에이고를 대표하는 노래라는 걸 전혀 몰랐다고 한다. 다만 마이크 매덕스 투수코치가 그의 이름에서 착안해 'Hells Bells'를 별명으로 붙여줬다고 한다.
헬슬리는 "어릴 때부터 야구를 하긴 했어도 많이 보진 못했다"며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호프먼이 그 노래를 대표한다는 건 몰랐지만 그는 뛰어난 선수이므로 참 멋있다"는 말을 이어갔다.
헬슬리의 등판 장면에는 "이 노래는 호프먼의 것이다", "호프먼의 노래를 훔쳤다" 등의 비난 섞인 댓글이 달렸다. 그만큼 'Hells Bell'가 호프먼을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하지만 정작 호프먼 본인은 개의치 않다는 반응이다. 매체에 따르면 그는 "붉은 배경 아래로 등장하는 게 좋아보인다"며 "내 추억을 되살려줬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헬슬리에게 훌륭한 선택을 했다고 전해달라"는 부탁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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