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었지만, 묵묵히 2군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 노진혁(36·롯데 자이언츠)은 마침내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노진혁은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1군에 콜업됐다.
이날 롯데는 외야수 전준우와 내야수 정훈, 투수 최준용이 말소됐다. 전준우의 경기 전날 경기에서 주루 도중 왼쪽 햄스트링 근육 미세 손상을 입으며 4주 재활 진단을 받았다. 전준우의 공백을 메워줄 베테랑이 필요했고, 노진혁이 그 선택을 받게 됐다.
올 시즌 2군에서 시작한 노진혁은 전반기까지 단 1경기(4월 25일 상동 KIA전) 출전에 그쳤다. 수비 도중 타자주자와 충돌하면서 그만 손목을 다친 것이다. 재활을 거쳤지만 타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실전 복귀가 미뤄졌다.
그러다 노진혁은 지난달 22일 사직 KIA전부터 다시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매 게임 안타를 추가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특히 5일 함평 KIA전에서는 홈런과 볼넷 2개를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결국 노진혁은 개막 137일 만에 1군에 등록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경기 전 "준우가 빠졌으니까 노진혁이 그 역할을 해줘야 할 것 같다"며 기대를 전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노진혁은 "작년 1군에서 말소된 이후 10개월 만에 온 것 같더라. 잘해서 오고 싶었는데, 뜻하지 않게 부상이 있었다"며 "2군에서 사직 경기(퓨처스 서머리그) 하는 것과 1군은 다르더라"라고 콜업 소감을 밝혔다.
부상으로 인해 3개월 가까이 이탈했던 노진혁은 "손목을 다치고 병원에서는 4주를 얘기했는데 차도가 없어서 현타가 많이 왔다. 재활이 이렇게 길 줄 몰랐다. 그땐 많이 힘들었다"고 당시의 마음을 고백했다. 이후 실전에 복귀한 그는 "처음에는 걱정을 했다. 오랜만에 시합에 나갔고, 힘들 줄 알았는데 타이밍이 빨리 돌아온 편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겨울에 준비한 걸 멈췄다가 다시 시작했는데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래도 함께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던 1년 선배 김민성이 1군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준 건 노진혁에게도 희망이 됐다. 그는 "대만(스프링캠프)에 가면서 기회가 많이 올 거라는 생각은 안했다. 딱 한두 번 기회 잡아보자는 생각이었다"며 "민성이 형이랑 대만에서 진짜 열심히 하고 얘기도 많이 했다. 1군 첫 타석에 안타 치라고 응원도 했다"고 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저에게도 잘하면 기회 오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했다.
노진혁은 콜업 첫날부터 6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예상을 못했다"고 털어놓은 그는 "뒤에 나올 투수가 누구 있나 보고 있었다. 찬스 때 누가 올라올지 보고 있었는데 스타팅이어서 놀랐다"고 얘기했다.
김태형 감독은 노진혁에게 "신인 같은 마음으로 해라"라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이에 노진혁 역시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굳은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내 소신껏 은퇴하기 전까지 창피하지 않게 하자는 생각이다. 내 준비가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노진혁은 4타석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2회말 팀이 0-1로 뒤지던 상황에서 KIA 선발 아담 올러의 시속 152km 패스트볼을 공략,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를 터트렸다. 처음에는 빠른 볼에 밀리다가 타이밍을 맞춘 후 깨끗한 안타를 신고했다. 이어 3회에는 볼넷을 골라내 2타석 만에 멀티 출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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