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작스런 벤치 클리어링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침착하게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신민혁(26·NC 다이노스)이 선발로서 제 역할을 다해주며 팀 승리에 발판이 됐다.
NC는 1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9-6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전날 패배를 설욕하고 2연패를 탈출한 NC는 시즌 전적 50승 51패 6무(승률 0.495)가 됐다.
이날 NC는 신민혁이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올 시즌 21번째 경기에 등판한 그는 앞선 경기(7일 창원 키움전)에서 6이닝 10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9실점(8자책)을 기록했다. 앞선 2경기에서 불펜 소모가 많았던 팀 사정상 6이닝을 소화했지만, 홈런을 3방이나 맞는 등 좋은 흐름은 아니었다.
그래서였을까. 신민혁은 다음날 곧바로 삭발에 나서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는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1회부터 삼자범퇴로 산뜻하게 출발한 신민혁은 곧바로 4점의 득점지원을 받으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첫 위기는 2회 찾아왔다. 선두타자 노시환에게 10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고, 채은성과 하주석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한 점을 내줬다. 이어 이도윤 타석에서 폭투를 저질렀고, 희생플라이가 나오면서 2점 차로 쫓겼다.
그래도 신민혁은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3회에는 2사 후 문현빈에게 우익수 옆으로 향하는 2루타를 맞았고, 4회에는 볼넷 2개로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후속타를 맞지 않으면서 신민혁은 실점하지 않고 잘 풀어나갔다.
신민혁은 5회 아웃카운트 3개만 잘 잡아내면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지만, 장타에 울었다. 첫 타자 손아섭에게 안타를 허용한 후, 2사 상황에서 노시환에게 커터를 던졌다가 좌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4-4 동점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NC 타자들이 5회말 박민우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5-4 리드를 만들어줬다. 신민혁은 6회에도 올라와 하주석과 이도윤, 최재훈을 연달아 범타 처리해 끝내 6이닝을 채웠다. 다만 8회초 김진호가 노시환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해 신민혁의 승리투수 요건은 사라졌다.
그렇지만 NC는 8회말 천재환과 대타 김휘집의 백투백 홈런으로 다시 8-6으로 앞서나갔고, 마무리 류진욱이 9회를 깔끔히 처리하면서 끝내 승리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신민혁은 "머리를 밀었고 처음 등판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생각으로 오늘 경기를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계속 안 좋았어서 어떻게든 오늘 이기고 싶어서 더 간절하게 했다"고 얘기했다.
어떤 점을 보완하고 나왔을까. 신민혁은 "계속 스트라이크 비율이 좋지 않아서 그걸 보완하려고 했다. 또한 홈런이 계속 나와서 어떻게 하면 최소실점을 할까 생각하면서 코스 코스로 하려고 했던 게 오늘은 잘 막았다"고 했다.

신민혁은 경기 중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6회초 선두타자 하주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후 그는 주먹을 쥐고 정면을 보며 포효하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때 하주석이 신민혁 쪽으로 다가가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나와 벤치 클리어링을 일으켰다. 고참들의 중재로 크게 번지지 않고 2분 만에 마무리됐다.
당시 상황에 대해 신민혁은 "올라가기 전에 너무 답답해서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삼진을 잡고 좋아서 소리를 질렀는데, 오해를 하셨던 것 같다"며 "그 부분에 있어서는 너무 죄송하고, 실수였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어 "그런 상황이 처음이라 당황했는데, (박)민우 형이나 다른 형들이 '빨리 정신차리고 할 거 해라' 그래서 가다듬으며 호흡했다"고 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신민혁은 2021년부터 5년 연속 100이닝 기록을 달성했다. 팀 내에서는 이재학(2013~2019년, 7년)을 제외하면 엄두도 내지 못한 금자탑이다. "그런 기록이 있는 걸 몰랐다"고 말한 그는 "앞으로 더 연속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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