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전역 후 벌써 2번이나 본인 손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예비역 병장' 안재석(23·두산 베어스)이 최근 뜨거운 타격감을 끝내기 안타로 증명했다.
두산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 끝에 7-6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7연승 이후 이어지던 5연패 수렁에서 탈출했다.
이날 두산은 제이크 케이브가 1회 선취 타점과 2회 2점 홈런 등으로 3타점 활약을 펼쳤고, 루키 박준순도 3안타 2볼넷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두산의 승리를 확정지은 건 안재석의 안타 한 방이었다. 이날 그는 6타석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1번 지명타자로 출격한 안재석은 1회부터 우익수 앞 안타로 출루했고, 케이브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이후 세 타석은 2루수 땅볼(2회), 헛스윙 삼진(4회), 우익수 플라이(6회)로 물러났다. 9회 무사 1루에서는 희생번트로 끝내기 기회를 만들었지만 팀은 점수를 내지 못해 연장으로 향했다.
10회말 두산은 첫 타자 박준순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오명진이 희생번트로 주자를 진루시켰지만 이유찬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정수빈 타석에서 2볼이 되자 삼성 벤치는 고의4구를 지시하고 안재석과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이는 삼성의 패착이 됐다. 안재석은 김재윤의 초구 가운데 포크볼을 그대로 통타,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트렸다. 그 사이 박준순이 홈을 밟으면서 안재석은 자신의 손으로 경기를 끝냈다. 동료들의 물세례를 받은 안재석은 함박미소를 지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안재석은 "(고의4구 때) 나를 선택할 줄 몰랐다. (정)수빈 선배님이 살아나가면 내가 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고의4구를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상대팀에서 나를 선택한 거 아닌가. 그래서 자존심이 상했고, 감이 제일 좋은 타자라고 생각해서 '내가 끝내야겠다'고 자신있게 들어갔다"고 밝혔다.
안재석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그는 올 시즌 군 전역 후 이날 경기 전까지 1군 12경기에서 타율 0.390(41타수 16안타), 1홈런 6타점, OPS 1.029를 기록 중이었다. 멀티히트 경기도 6게임이나 될 정도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다.
"초구에 원하는 게 오면 아웃되더라도 후회 없는 스윙을 하려고 마음먹었다"고 밝힌 안재석은 "내가 딱 원하던 볼이었다"고 말했다.
안재석의 끝내기 안타 덕분에 두산의 연패도 끝났다. 그는 "연패 중이었지만 나름대로 계속 좋은 경기를 해왔다. 감독님도 '연패 중이라고 분위기 밝게 하고 처지지 말자' 말씀하셨다. 선수들 개개인이 다 훈련이나 경기를 밝게 하려고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안재석은 군 전역 후 2번째 경기인 15일 잠실 KIA전에서도 끝내기 홈런을 터트렸다. 당시와 비교한 그는 "그 앞에 나온 끝내기가 홈런이어서 더 짜릿했지만, 이번에 연패를 끊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거기 못지 않게 좋았다"고 말했다.
입단 당시부터 대형 유격수 자원으로 주목받았지만, 안재석은 최근 수비 도중 어깨 불편함을 느껴 지명타자로 나오고 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삼성과) 주중 3연전은 힘들고, 주말은 돼야 조금씩 체크를 하며 강도 조절 해볼까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재석은 "지금 공을 던지고 있고, 문제 없어서 내일(29일)부터 더 세게 던지면서 수비도 같이 소화할 것이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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