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작스러운 이적 취소에 대한 아쉬움이었을까. 오현규(24·KRC헹크)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득점을 터트린 뒤 이례적인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9월 A매치 두 번째 경기인 멕시코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오현규는 한국의 두 골에 모두 관여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0-1로 밀리던 후반 20분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의 동점골 당시 오현규는 절묘한 헤더로 세컨드 볼을 떨궈주며 도움을 기록했다.
직접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오현규는 30분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망)의 롱패스가 뒷공간으로 떨어진 걸 잡은 뒤 수비를 앞에 두고 호쾌한 오른발 슈팅으로 멕시코 왼쪽 골문 구석을 갈랐다. 한국은 이 골로 경기를 2-1로 뒤집었다.


득점 후 이례적인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오현규는 갑자기 왼쪽 양말을 발목까지 걷었다. 이후 중계 카메라 쪽으로 달려가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과 함께 두 손으로 누군가에게 질문하는 것 같은 포즈를 취했다. 심지어 오현규는 무릎 쪽에 손가락을 가리키며 포효하기도 했다.
앞서 오현규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이적 직전까지 갔다. 독일 유력지 '빌트'도 오현규의 VfB슈투트가르트 이적을 확신했다. 이 매체는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를 영입한다. 이적료는 총액 1800만 유로(약 292억 원)"라며 "오현규는 독일에 도착했다.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한 뒤 계약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알렸다.
하지만 슈투트가르트는 돌연 오현규 이적을 취소했다. 고교 시절 십자인대 부상 이력을 문제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신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독일 '키커'도 "슈투트가르트는 닉 볼테마데(현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대체자로 오현규 영입을 추진했지만, 이적시장 종료 직전 계약을 취소했다"며 "메디컬테스트 과정에서 과거 무릎 부상(십자인대)이 우려되어 이적료 재협상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말을 바꾼 꼴이었다. 독일 유력 소식통들은 오현규가 독일로 향할 당시 이미 슈투트카르트와 헹크가 이적료 협상을 마쳤다고 알렸지만, 메디컬테스트 이후 슈투트가르트가 돌연 이적을 취소한 것이었다.
이적이 불발된 뒤 첫 A매치 기간 오현규는 남미 강호 멕시코를 상대로 원톱 공격수로서 가치를 증명했다. 특유의 강력한 피지컬로 멕시코 센터백들과 연이어 경합했다. 공중볼에서 이긴 오현규 덕분에 손흥민의 왼발 발리 슈팅이 멕시코 골문에 꽂혔다.
점점 대한민국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경쟁에서 앞서가는 오현규다. 한국은 수년간 최전방 자리에 고민이 많았다. 조규성(미트윌란)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활약했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재활에만 1년 넘게 시간을 보냈다. 또 다른 장신 공격수인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은 미국전 27분 출전에 그친 뒤 멕시코전에서 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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