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의 기쁨에 결코 취하지 않은 선수단과 사령탑이다. 5연패를 탈출한 롯데 자이언츠가 바로 다음 경기를 바라봤다.
롯데는 11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에 4-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5연패를 탈출한 롯데는 63승 6무 64패로 같은 날 패한 5위 삼성 라이온즈를 1경기 차로 추격했다. 반면 KIA는 59승 4무 65패로 제자리 걸음 했다.
경기를 앞두고 롯데의 분위기는 한없이 차분했다. 전날(10일) 홈에서 한화 이글스에 충격적인 0-13 패배당한 탓이다. 에이스 알렉 감보아가 나섰음에도 기록된 실책만 5개를 기록하면서 자멸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보다 더 좋지 않았던 과정에 롯데 김태형 감독은 패배 직후 선수단을 그라운드에 소집했다. 약 20여 분간 수비 훈련이 이어졌고 밤늦게서야 그들은 부산을 떠나 광주로 올 수 있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11일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어제(10일) 같은 경기를 그냥 넘어가면 오늘(11일) 경기에도 지장이 있다. 감독 미팅을 한 거라 보면 된다. 다시 한번 자신 있게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였을까. 이날만큼은 5강 진출을 향한 KIA의 의지보다 롯데의 연패 탈출을 향한 열망이 더 강했다. 선발 투수 나균안은 4이닝 5피안타 2사사구(1볼넷 1몸에 맞는 공) 3탈삼진 3실점으로 5회를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타선이 모처럼 힘을 냈다. 상대 마운드가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1회 선취점을 냈고 3회 윤동희와 손호영의 연속 적시타로 앞서갔다.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6회에는 정보근이 볼넷으로 출루한 기회를 잡았다. 곧장 장두성으로 주자를 교체해 2루를 훔쳤고 고승민이 우전 1타점 적시타로 귀중한 1점을 뽑았다.


그 뒤는 불펜의 시간이었다. 정철원(1이닝)과 정현수(1이닝)가 무실점으로 마련한 기회를 최준용(1⅔이닝)-김원중(1⅓이닝)이 강속구 투수들이 3이닝을 책임졌다. 특히 최준용은 오선우, 김호령, 패트릭 위즈덤을 모두 삼진으로 솎아내는 위력투로 후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사령탑의 눈에도 이들의 역투가 들어왔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동점 이후 불펜 투수들이 실점 없이 경기를 이끌어줘 팀이 승리할 수 있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연패로 인해 부담이 큰 경기였을 텐데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좋은 경기를 했다. 매 경기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라고 선수단에 당부하고 싶다"며 "시즌 막바지 팀의 어려운 상황 속에도 변함없이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최준용은 선수단의 분위기를 대변했다. 최준용은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순위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지만, 결국 중요한 건 눈앞에 있는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며 이겨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다 보면, 팀 전체에 긍정적인 흐름이 생긴다. 그 분위기가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오늘(11일) 승리를 계기로 팀이 다시 한번 좋은 리듬을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팀 승리를 위해 함께 힘을 내는 코치진에도 공을 돌렸다. 최준용은 "김상진 코치님과 김현욱 코치님께서 기술적인 부분뿐 아니라 심리적인 면에서도 많은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두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마운드를 지키는 투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앞으로도 주어진 순간에 집중하고, 승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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