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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0년, 육성선수까지 떨어졌는데... 그때 찾아온 기적의 첫 홈런, "역시 버텨야 이기네요" 감격 [창원 현장인터뷰]

프로 10년, 육성선수까지 떨어졌는데... 그때 찾아온 기적의 첫 홈런, "역시 버텨야 이기네요" 감격 [창원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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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양정웅 기자
두산 홍성호가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두산 홍성호가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프로 입단 10년 만에 드디어 1군에서 홈런을 신고한 홍성호(28·두산 베어스). 오래 기다린 만큼 더 높게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홍성호는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나 "버티고 버티니까 기회가 왔다. 역시 버텨야 이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홍성호는 전날(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경기에서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그는 KIA 선발 아담 올러의 6구째 몸쪽 슬라이더를 공략,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은 1군 데뷔 후 91타석 만에 나온 홍성호의 첫 홈런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4회에도 연타석 홈런을 터트렸다. OB-두산 역사상 데뷔 첫 홈런이 나온 날 멀티포를 기록한 건 1988년 박노준, 1998년 김동주에 이어 홍성호가 세 번째였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1군에서 홈런이 없을 줄 생각도 못했다. 첫 홈런이라고 해서 놀랐다"며 "퓨처스에서 10년 동안 있었는데,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1군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로 좋은 타구를 많이 날려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홍성호는 "10년 만에 (1군 홈런이) 나왔다는 게 큰 의미이면서 그동안의 일이 스쳐지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좀 더 어렸을 때 쳤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이렇게 버티다가 친 것도 꽤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두산 홍성호가 12일 광주 KIA전에서 2회초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하고 더그아웃에 오자, 동료들이 무관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홍성호가 12일 광주 KIA전에서 2회초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하고 더그아웃에 오자, 동료들이 무관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첫 홈런 상황을 떠올린 홍성호는 "타이밍을 맞추자고만 생각했는데, 우연히 잘 맞았고 그래서 넘어갔다"고 했다. 그는 "뛰면서 '제발, 제발' 엄청 외치면서 뛰었다. 넘어가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서 웃으면서 뛰었다"고 밝혔다.


1군 마수걸이포가 나오기까지 10년이 걸렸다면, 2호 아치는 단 한 타석 만에 나왔다. 홍성호는 "(첫 타석에서) 2스트라이크라서 급했다면, 두 번째 타석은 마음껏 휘둘렀다. 정타는 아니었는데 방망이에 잘 묻어서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늦은 시간까지 많은 축하연락을 받았지만, 팀은 3-4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홍성호도 "경기를 이겼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래도 "생소했고, 아직 꿈인가 싶기도 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유명 보디빌더 출신 아놀드 홍(54)의 아들인 홍성호는 선린인터넷고 졸업 후 2016년 두산에 2차 4라운드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이후 6년 만인 2022년에야 1군 무대를 밟았다. 2023시즌에는 2군 북부리그 타격 3관왕(홈런, 타율, 타점)에도 올랐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는 육성선수로 전환되는 아픔도 있었다. 그래도 퓨처스리그에서 11개의 홈런을 기록했고, 결국 1군에 올라왔다.


홍성호는 "올 시즌 육성선수로 출발하다보니 상실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언젠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 여기(2군)서 더 성적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일단 무조건 씹어먹자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조성환 대행은 홍성호에게 "콜업이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했는데, 홍성호는 오히려 "솔직히 불러서 놀랐다"고 했다.


두산 홍성호가 12일 광주 KIA전에서 4회초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홍성호가 12일 광주 KIA전에서 4회초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그동안 홍성호의 문제는 긴장감이었다. 그는 "1군에서 항상 문제가 긴장을 많이 했다. 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장타를 치고 싶었고, 못 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나한테 쫓겼다"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마인트 콘트롤을 확실히 했다. 홍성호는 "올해 독서를 많이 하면서 '아, 그런 걱정은 내가 만든 환상이구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고 나서 잘하면 좋은 거고, 못하면 어쩔 수 없다고 단순히 생각하니 마음의 부담을 놓았다"고 했다.


홍성호가 입단할 당시 두산은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2010년대 후반 최강팀이었다. 그는 "그때는 1군에 갈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멤버가 워낙 좋았고, 솔직히 내가 계속 야구를 할 수 있을까 싶었다"며 "그런데 계속 버텨 오니까 기회가 왔다. 역시 버텨야 이기는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10시즌을 프로에서 보냈지만 아직 홍성호는 20대 후반이다. 홈런 2개가 끝이 아니라는 얘기다. 본인도 "아직 두 개로는 누구한테 홈런 쳤다고 말하기 민망하다"며 "기회를 받으면 변함 없이 할 거고, 안 다치고 이미지를 각인시켰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두산 홍성호가 12일 광주 KIA전에서 2회초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홍성호가 12일 광주 KIA전에서 2회초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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