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연전을 치르고 있는 프로야구 2위 한화 이글스가 아직 5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1경기 9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지난 13일부터 8연전을 시작한 한화는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와 3연전을 2승 1패로 마무리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3연전 전까지 한화에 1승 12패로 절대 열세에 밀려있던 키움은 14일 문동주를 무너트리며 고추가루를 팍팍 뿌렸다.
15일 경기도 쉽지 않았다. 최고 시속 156km의 특급 신인 정우주가 첫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한화는 7회까지 6-6의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물오른 키움 타격에 난타전이 펼쳐지자, 한화는 그야말로 물량 공세를 펼쳤다.
선발 투수 정우주가 2⅓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일찍 물러난 뒤, 황준서(1이닝)-김종수(⅔이닝)-조동욱(⅓이닝)-엄상백(1⅔이닝)-김범수(0이닝)-박상원(1이닝)-주현상(1이닝)-김서현(1이닝)까지 무려 9명의 투수가 투입돼 간신히 7-6 승리를 이끌었다.
덕분에 한화는 77승 3무 53패로 1위 LG 트윈스와 3경기 차를 유지할 수 있었다. 어떻게든 잡았어야 하는 경기였다. 2년 만에 정규시즌 1위를 노리는 LG와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노리는 한화에 KBO리그를 향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타격과 불펜에서 비교적 LG에 열세인 한화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는 정규시즌 1위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어, 연패는 되도록 피해야 했다.
다행히 키움에 더 이상의 이변을 허락하지 않은 한화는 KIA 타이거즈와 광주 원정 3연전, KT 위즈와 원정 2연전을 승자로서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등판할 선발들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결정이다. 가장 먼저 2선발 라이언 와이스(29)가 원정 5연전 스타트를 끊는다. 와이스는 올해 27경기 15승 4패 평균자책점 2.90, 161⅓이닝 185탈삼진으로 한화의 고공 행진을 이끌고 있다.

올해 KIA에 1경기 5이닝 4실점으로 아쉬웠지만, 9월 한 경기 등판으로 체력과 구위를 회복해 호투가 기대된다. 후반기 9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3.35로 안정감을 찾은 류현진이 그 뒤를 잇는다.
류현진은 만 38세의 나이에도 최근 6경기 연속 6이닝 이상에 5번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소화하고 있어, 일주일만의 등판에서 많은 이닝 소화가 기대된다.
관건은 18일 마지막 광주 KIA전이다. 예정대로면 리그 에이스 코디 폰세(31)가 등판할 수 있다. 올해 폰세는 27경기 17승 무패 평균자책점 1.70, 169⅔이닝 236탈삼진으로 시즌 MVP를 향하고 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되도록이면 폰세에게 휴식을 줄 뜻을 나타냈다.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된 일이다. 김 감독은 지난 8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사실 이번 시즌 폰세와 와이스가 이번 시즌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는 편이다. 야구라는 것이 선수들이 던진 이닝 수를 몸이 기억한다. 그 때문에 어느 팀을 딱 정해서 나서는 것도 아니고 등판 날짜를 조금씩 늦춰주려고 했고 거기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선 두 경기 결과와 LG와 승차에 따라 폰세는 등판을 자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 와이스와 류현진이 승리를 거두는 것이 한화로서는 최선이다. 올해 폰세는 4일 휴식 후 등판에서 3경기 평균자책점 3.71로 성적이 가장 좋지 않았다. 평소대로인 5일 휴식 후 등판에서 15경기 평균자책점 2.06으로 휴식일을 지켜줬을 때 리그 에이스로서 퍼포먼스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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