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넘게 리드 놓치지 않고 LG 이겼는데 '왜', 염경엽 감독 쓴소리 나왔나 "전반적으로 볼넷 줄여야"

프로야구 1위 LG 트윈스가 장장 5시간이 넘는 경기에도 단 한 번 리드를 잃지 않으며 귀한 1승을 따냈다. 이를 칭찬하는 사령탑의 승장 인터뷰에는 쓴소리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LG는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KT 위즈에 10-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81승 3무 50패가 된 LG는 2위 한화 이글스(78승 3무 53패)와 승차를 3경기로 유지했다. 그러면서 정규시즌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를 '9'에서 '8'로 줄였다. 반면 KT는 66승 4무 64패로 5위 삼성 라이온즈에 승차 없는 4위가 됐다.

모두가 힘들었던 경기였다. 경기 시작 1시간도 안 돼 많은 비가 쏟아지며 3회말 우천 중단됐다. 이날 경기가 취소되면 다음 날인 17일, 더블헤더를 해야 하는 양 팀은 강행을 원했고 마침내 오후 9시부터 경기가 재개됐다. 오스틴 딘의 선제 홈런으로 앞선 LG는 경기가 재개된 후에도 리드를 잃지 않았다. 2-1로 앞선 6회초 박동원의 좌월 스리런이 터지면서 승기를 잡았고, 4개의 홈런 포함 장·단 14안타가 터지며 승리했다.

멀티 히트를 기록한 주요 LG 선수만 해도 여럿이어서, 오스틴이 5타수 3안타(2홈런) 2타점, 오지환이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구본혁이 5타수 2안타 1타점, 홍창기도 대타로 나와 2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박동원은 4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4타점으로 KBO 51번째 3시즌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당연하게도 사령탑의 칭찬이 나왔다. 경기 후 LG 염경엽 감독은 "오늘(16일) 경기는 오스틴의 선제 홈런과 구본혁, 박동원의 초반 타점으로 경기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이후 추가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박동원, 오스틴, 오지환의 홈런이 터지면서,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스틴은 2개의 홈런, 오지환 역시 홈런 포함 3안타로 타선을 이끌어 줬다. 마지막까지 힘든 경기였지만, 타자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보여주었고, 이지강이 마무리를 잘 해주면서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쓴소리도 나왔다. 이유는 경기 후반 무너진 불펜이었다. 폭우로 인한 104분 중단에 양 팀은 강제 불펜 데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선발 손주영이 2⅔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김영우가 1⅓이닝을 4개의 삼진만 솎아내며 퍼펙트 피칭으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뒤이어 김진성, 함덕주, 이정용이 1이닝씩 책임지며 무실점을 이어갔으나, 8회부터 경기가 요동쳤다.

LG가 6-1로 앞선 8회말 등판한 박명근은 선두타자 안현민을 맞히고 시작했다. 장성우를 2루 뜬공으로 돌려세웠으나, 황재균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배재준과 교체됐다. 배재준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대타 강백호에게 볼넷을 주자, LG는 마무리 유영찬을 조기 투입했다.

유영찬도 앤드류 스티븐슨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1실점 했다. 뒤이어 폭투로 1실점, 권동진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순식간에 8회에만 4점을 내줬다. 가까스로 공 7개로 남은 두 타자를 마무리한 유영찬은 9회 오스틴의 솔로포와 오지환의 3점 홈런으로 4점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9회말 선두타자 장진혁에게 우월 솔로포를 맞더니 장성우에게 좌전 안타, 황재균에게 볼넷을 주면서 좀처럼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결국 이지강이 올라와 강민성을 삼진, 스티븐슨을 땅볼로 돌려세우고 5시간 12분의 경기가 끝났다.

사령탑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김영우, 김진성, 함덕주, 이정용이 중간에서 이닝을 잘 지켜주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 줬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넷을 줄이는 부분이 앞으로 더 보완되길 바란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그러면서도 이날 많은 비에도 끝까지 남아 응원해준 팬(총 1만 1481명 입장)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염 감독은 "궂은 날씨에도 끝까지 함께 응원해 주신 많은 팬분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늘 변함없는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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