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복덩이가 다 있나. 르윈 디아즈(29·삼성 라이온즈)가 역대 KBO 리그 외국인 선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스윙 한방에 2개의 기록을 세웠다.
디아즈는 1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4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전, 5타석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2볼넷을 기록했다.
첫 타석부터 디아즈는 가볍게 배트를 돌렸다. NC 선발인 좌완 구창모를 상대로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3구째 바깥쪽 슬라이더에 한 손을 놓고 타격하며 중견수 옆으로 향하는 안타를 만들었다. 다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득점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디아즈는 멈추지 않았다. 0-4로 뒤지던 삼성은 4회초 김성윤의 안타와 구자욱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찬스를 맞이했다. 여기서 타석에 선 그는 임정호의 한가운데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으로 디아즈는 KBO 리그 신기록을 세웠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단일시즌 타점 1위는 2015년 NC 테임즈의 140타점이었다. 경기 전까지 139타점으로 단 하나가 모자랐는데, 한번에 3타점을 올리며 테임즈의 기록을 경신했다. 여기에 시즌 48호 아치를 그린 디아즈는 2015년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가 세운 단일시즌 외국인 타자 최다홈런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이후 디아즈는 5회 1사 2, 3루에서 고의4구로 출루했고, 8회에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9회에도 고의4구로 나가면서 상대의 집중견제 대상이 됐다.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디아즈는 "(기록이 걸렸다는 걸) 알고 있었다. 최근 홈런 쳤을 때 주위에서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고 해줬다"며 "오늘 게임하면서는 그런 부분을 신경쓰지는 않았다. 좋은 공 놓치지 말고 인플레이 타구만 만들자는 생각으로 들어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얘기했다.
디아즈는 50홈런-150타점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다. 잔여경기(9경기)를 생각하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본인도 "기회가 많이 남아있다는 부분에 동의한다"면서도 "그걸 신경쓰면 눈에 보이는 모든 공을 치려고 할 것이다. 지금 경기력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하나는 깨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만약 디아즈가 50홈런, 혹은 타점 신기록(기존 2015년 박병호 144타점)을 세운다면 강력한 MVP 후보로 오르게 된다. 다만 현재 개막 17연승과 단일시즌 탈삼진 신기록을 세운 코디 폰세(한화)도 유력한 상황이다.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폰세도 좋은 활약을 하지만, 타자 중에서는 (디아즈가) MVP에 손색이 없다"며 "남은 기록도 충분할 것 같다"고 MVP를 밀어줬다.
디아즈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MVP라는 게 어떤 상황이라도 참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지금은 그걸 생각할 시기는 아니다. 시즌이 끝난 후 내가 낸 성적을 보면서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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