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정적인 상황에서 수비방해로 타자가 아웃됐는데, 오히려 수비 쪽에서 손해를 보게 됐다. 과연 어떤 규정이 적용된 걸까.
NC 다이노스는 2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4-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2연승 중인 NC는 5위 KT 위즈와 3경기 차를 유지했고, 반면 롯데는 KT와 2.5경기 차로 벌어졌다.
이날 경기는 시종일관 접전으로 향했다. 양 팀 선발 박세웅(롯데)과 신민혁(NC)은 5회까지 나란히 한 점씩 내줬다. 3회초 NC가 오영수의 안타와 박건우의 우중간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4회말 롯데도 전준우의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6회말 롯데는 상대 외국인 투수 로건 앨런에게 윤동희가 우중월 1점 홈런을 때려내면서 한 점 차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7회초 NC는 첫 타자 김휘집이 좌익수 앞 안타로 살아나갔고, 김형준의 희생번트로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 대타 김주원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최원준이 좌전안타를 터트리면서 경기는 2-2 동점이 됐다.
그리고 운명의 8회초, 롯데가 투수를 정철원으로 바꾼 가운데 선두타자 박건우가 풀카운트에서 볼넷으로 나갔다. 이어 맷 데이비슨까지 좌전안타로 출루해 무사 1, 2루가 됐다. 타석에 선 5번 천재환은 초구부터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한가운데 패스트볼에 천재환이 번트를 시도했지만, 그만 제자리에 높게 뜨고 말았다. 그런데 이를 잡으려던 포수 정보근이 천재환과 충돌하면서 볼을 캐치하지 못했다. 타구가 뜨자 천재환이 1루로 뛰려다 공을 보려고 멈췄고, 이 과정에서 수비와 부딪히고 만 것이다. 우선 나광남 주심은 타자였던 천재환을 아웃 처리했고, 롯데 내야진은 모든 베이스를 터치하며 상황을 기다렸다.
이후 마이크를 잡은 전일수 2루심은 "타자 주자가 수비를 방해했기 때문에 인터피어(interference, 수비방해) 선언해서 아웃이다. 주자는 원위치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결국 천재환의 수비방해로 결론 난 것이다.
![야구규칙 6.01(방해, 업스트럭션) [방해에 대한 벌칙] 조항. /사진=KBO 홈페이지 갈무리](https://thumb.mtstarnews.com/cdn-cgi/image/f=jpeg/21/2025/09/2025092322402594682_2.jpg)
그런데 주자들은 왜 다시 복귀한 것일까. 야구규칙 6.01(방해, 업스트럭션)에서 [방해에 대한 벌칙]에는 "심판원이 타자, 타자주자 또는 주자에게 수비방해에 의한 아웃을 선고했을 때는 다른 주자들은 방해 발생 순간에 점유하고 있었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는 베이스로 돌아가야 한다"고 나와 있다. 정보근과 천재환의 충돌 당시 주자들은 모두 다음 베이스로 가지 못했기 때문에 1, 2루로 돌아갔다.
사실 롯데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었다. 번트가 뜨자 1루 대주자 홍종표는 1루로 돌아갔지만, 2루 대주자 고승완이 3루로 달린 것이다. 정보근이 플라이로 잡고 송구가 정확히 이뤄졌다면 고승완은 아웃될 수도 있었다.
야구규칙 6.01(a)(7)에는 "타자주자가 병살을 하지 못하도록 명백한 고의로 타구를 방해하거나 타구를 처리하고 있는 야수를 방해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때 심판원은 타자주자에게 방해에 의한 아웃을 선고하고 어느 곳에서 병살이 이루어지려고 했는지에 관계없이 본루(홈)에서 가장 가까운 주자에게 아웃을 선고한다"고 나와 있다. 다만 이를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심판진은 천재환의 행위에 대해 고의적인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야구규칙 6.01(a)(11)의 [원주]에는 "타구를 처리하려는 포수와 1루로 달리려는 타자주자가 부딪쳤을 경우 일반적으로 수비방해도, 주루방해도 없었던 것으로 보고 아무런 선고도 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다. 다만 이 역시 천재환이 1루로 가지 않고 멈췄기 때문에 해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천재환의 수비방해로 1아웃이 된 NC는 서호철의 진루타로 2, 3루를 만들었다. 이어 김휘집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이며 승기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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