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임 첫 시즌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를 V리그 우승으로 이끈 명장 필립 블랑(65) 감독이 신입생 신호진(24)에게 특별한 당부를 남겼다.
신호진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전광인(34·OK저축은행)과 일대일 트레이드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아웃사이드 히터다. 키가 187㎝로 크진 않지만, 높은 점프력과 공격력을 보유해 OK저축은행 시절에도 아포짓 스파이커로 종종 활용됐다. 지난 국제배구연맹(FIVB) 2025 세계선수권에서도 아포짓 스파이커로서 인상적인 모습을 몇 차례 선보였다. 대표팀은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으나, 신호진은 핀란드와 3차전에서 팀 내 최다인 24득점을 올리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10월에야 일본 나고야 전지훈련에 합류한 신호진은 8일 공동취재단과 인터뷰를 통해 "세계적인 선수들 앞에서 경기하다 보니 위축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존재했다.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세계 배구 수준을 조금은 경험한 것 같다. 확실히 디테일한 부분에서 수준 차이가 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느꼈다. 신장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 빠른 플레이를 했을 때 각을 내는 데 한계가 존재했다. 밀어 때리는 건 물론 어떻게 득점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됐다. 내 약점인 블로킹과 서브도 보완해야 한다. 세계선수권에서 배운 것을 새 시즌에 활용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새 소속팀 현대캐피탈에서는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블랑 감독의 지휘 아래 6시즌 만에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현대캐피탈은 신펑(중국)등 대신해 아시아쿼터 바야르사이한 밧수(등록명 바야르사이한·몽골)과 신호진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길 기대한다.

신호진은 OK저축은행에서 외국인 선수 레오나르도 레이바(등록명 레오·쿠바)와 바야르사이한과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신호진은 "둘 다 친형 같은 느낌이고 티격태격하는 사이다. 팀은 바뀌었지만, 실력은 말할 것도 없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큰 공격을 때려줄 수 있는 선수가 많으면 편하다. 대표팀에서도 그랬지만 경쟁보다는 내가 가진 걸 최대한 보여주려고 한다. 이후의 판단은 감독의 몫이다. 누가 뛰든 간 팀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게 또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기대가 큰 만큼 블랑 감독도 신호진과 3차례 면담을 진행했다. 신호진은 "감독께서 지금 하는 플레이를 그대로 하면 된다고 말씀하셨다. 또 파이팅을 팀에 힘을 불어넣어달라고 하시더라"라며 "그게 또 내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분위기를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 게 나의 장점이기도 하다. 홈이나 원정이나 변함없이 재밌는 배구를 보여드릴 자신은 있다"고 힘줘 말했다.
2025~2026시즌 개막까지 2주가량이 남았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2연패에 나서는 현대캐피탈은 이달 22일 홈구장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을 상대로 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신호진은 "훈련을 며칠 하지 않았지만, 팀 수준이 되게 높다. 그런 팀에서는 실수 하나가 매우 크게 느껴진다. 매일 경기하는 느낌으로 훈련한다. 호흡은 워낙 세터진이 뛰어나 눈빛만 봐도 잘 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캐피탈은 상당히 공격적인 팀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팀 컬러가 확실해 이기지 못할 경기를 뒤집었던 것 같다"라며 "우승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미래보다 차근차근 한 경기부터 집중해야 한다. 자만하지 않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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