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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솔 홈런포-조형우 149㎞-돌아온 구원왕' SSG 스페셜매치, '2만 관중 모두가 승자였다' [인천 현장]

'한두솔 홈런포-조형우 149㎞-돌아온 구원왕' SSG 스페셜매치, '2만 관중 모두가 승자였다' [인천 현장]

발행 :
인천=안호근 기자
곤팀의 한두솔(오른쪽)이 24일 랜더스페셜 매치-섬곤전에서 1회초 투런 홈런을 날리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투수는 타자로, 타자는 투수로 나섰다. 흥미로운 스페셜 매치였지만 진정한 승자는 너무도 많은 볼거리를 즐긴 현장을 찾은 SSG 랜더스의 팬들이었다.


SSG는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랜더스페셜 매치-섬곤전'을 치렀다. 경기는 8회 연장 승부치기에서 문승원의 싹쓸이 3타점 끝내기 안타로 유섬팀의 5-4로 이겼다.


7이닝 진행 자유로운 선수 교체, 무승부시 무사 만루에서 승부치기가 진해오딘다.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서 도루 등이 금지된다.


양 팀의 선발 라인업부터 흥미를 자아낸다. '한유섬 팀'은 이날 조병현(우익수)-문승원(2루수)-노경은(3루수)-박시후(중견수)-김민(유격수)-정동윤(좌익수)-최민준(지명타자)-서진용(1루수)-강재욱(포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고 선발 투수로는 박성한이 마운드에 오른다.


'오태곤 팀'에선 김건우(중견수)-박기호(2루수)-김광현(유격수)-한두솔(좌익수)-이로운(3루수)-김택형(1루수)-박종훈(우익수)-송영진(지명타자)-류승범(포수) 순으로 맞선다. 선발 투수는 조형우다.


팬들과 함께 하는 특별한 경기인 만큼 선수들은 등장 때부터 특별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박성한은 최고 시속 140㎞를 던지며 선발 투수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경기 전 "스트라이크 낫아웃이 나올 것까지 생각해서 4개의 삼진을 잡아내겠다"고 밝혔는데 김건우와 박기호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타자로 변신해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김광현. /사진=SSG 랜더스 제공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2루타를 때려낸 경험이 있는 '안산공고 4번 타자' 김광현은 박성한의 시속 142㎞ 빠른 공을 때려내 2루타를 날렸고 4번 타자 한두솔은 과감한 스윙으로 비거리 130m 우월 선제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흔들린 박성한은 이로운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고 이로운은 배트를 내동댕이 치며 강한 불만의 표시를 나타내기도 하며 관중들에게 웃음을 자아냈다.


조형우는 초구부터 시속 148㎞를 던지며 강속구 투수 조병현을 3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황금빛 바람머리와 함께 양쪽 팔에 문신 팔토시를 하고 화려하게 등장한 왼쪽 타석에 등장한 노경은의 직선타를 유격수 김광현이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김광현은 2회말에도 박시후의 땅볼 타구를 침착히 처리한 뒤 세리머니를 하며 팬들을 미소짓게 했다. 선수단은 응원 단상에 서서 구호를 외치며 팬들의 응원을 유도하기도 했다.


3회초 마운드엔 최정이 등판했다. 김광현의 머리 위로 한참 높게 날아간 투구에 김광현은 관중의 야유를 유도했고 최정은 김광현의 땅볼 타구를 손쉽게 잡아내 뒤돌아 다리 사이로 송구를 해 응수했다.


이어 '단발여신'이라는 별칭으로 소개되며 춤을 추며 등장한 한두솔은 1회 홈런에 이어 우전안타를 날리며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홈런을 터뜨리고 있는 한두솔. /사진=SSG 랜더스 제공

4회초 심판 판정에 불만을 나타내며 마운드에 올라 항의를 하던 한유섬 감독은 돌연 음악이 흘러나오자 춤을 추며 더그아웃으로 퇴장해 박수를 자아내기도 했다. 베테랑들부터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팬서비스에 나서며 솔선수범했다.


4회말 준우코기라는 수식어와 함께 웰시코기를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최준우는 사이드암으로 투구에 나섰다. 중전 안타를 날린 문승원에 이어 등장한 갈기머리 노경은은 이번엔 우타석에 나서 2루타를 때려냈다. 박시후의 좌측 커다란 희생플라이로 문승원이 홈을 파고 들었다. 이어 김민이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려 2-2 동점이 됐다.


이후 2사 만루에서 36구를 던진 최준우가 물러나고 김민식이 등장하자 대타로 최정이 등장했다. 투수가 타자를 해야하는 게 워칙이지만 최정은 좌타자로 핸디캡을 안고 타석에 나섰다. 우타자 최정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고 무기력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6회초 등판한 박지환은 시속 145㎞ 빠른공으로 송영진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후 타석엔 신인 포수 이율예가 좌타자로 등장했다. 평범한 뜬공 타구가 될 수 있는 공이었지만 우익수 조병현이 타구를 놓쳤고 역전 득점을 해냈다.


그러나 한유섬 팀에서 비디오판독을 실시했고 느린 화면 대신 제비뽑기를 통해 OUT 카드를 뽑아 승부는 2-2 동점이 유지됐다.


6회말엔 당초 마무리로 나설 계획이었던 최지훈이 등판했다. 박시후는 중견수 키를 넘기는 대형 2루타를 때려내 4번 타자로 기용한 한유섬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김민은 최지훈의 아리랑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쓰러져 허탈함을 나타내 웃음을 자아냈다.


7회초 태곤팀의 마운드엔 하재훈이 등판했다. 2019년 36세이브로 구원왕에 올랐던 하재훈은 부상 이후 타자로 변신한 선수다. 관중석에선 하재훈의 등장에 커다란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첫 타자 김건우의 3루수 강습 타구가 수비 실책과 함께 3루타로 바뀌었지만 하재훈은 1사 3루에서 김광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가장 뜨거운 타자였던 한두솔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지만 이로운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뿡뿡이로 변신한 고명준이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노경은총'이 노경은이 두 팔을 벌려 은총을 내려주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7회말엔 플레잉 코치로 변신 소식을 전한 김성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며 오태곤 감독에게 마지막 이닝에 등판하겠다고 자진요청한 것. 김광현의 환상적인 수비와 함께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무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승부치기가 시작됐다. 타자 김광현은 좌익수 방면 평범한 뜬공 타구를 날렸으나 좌익수가 포구에 실패하며 3루 주자 이율예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타석엔 앞서 홈런 포함 2안타를 날린 한두솔이 투수 이지영에게 루킹삼진으로 돌아섰으나 이로운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보탰다.


8회말 유섬팀에선 문승원이 타석에 올랐다. 마운드엔 감독 오태곤이 등판했다. 좌익수 방면 안타를 날렸다. 동점까진 충분히 가능해보였으나 좌익수가 공을 뒤로 빠뜨렸고 3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끝내기 안타가 됐다.


타자 최우수선수(MVP)는 문승원과 한두솔이, MVP 투수는 현원회가 수상했다. 가장 팬들을 즐겁게 만들어준 선수에게 주어지는 베스트 퍼포먼스상은 섬팀에선 노경은, 곤팀에선 자신의 별명인 '뿡뿡이'로 완벽하게 변신한 고명준이 차지했다.


그러나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경기 후 선수들은 하나 같이 환한 미소와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였고 플레잉 코치가 된 김성현을 헹가래치며 뜻깊은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닝 교대 때마다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선수들은 시즌 때와 달리 직접 팬들과 소통하며 함께 게임에 참여했고 응원을 유도하기도 했다. 팬들은 선수들의 기대 이상의 플레이에도, 황당한 실수에도 연신 웃음을 지으며 행복한 순간을 보냈다. 대미를 장식한 불꽃축제로 더할 나위 없는 엔딩을 장식했다.


한두솔(가운데)과 문승원이 양 팀 타자 MVP로 선정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선수들이 김성현(가운데)을 헹가래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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