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록 2년 만의 정상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그야말로 빛나는 경기를 펼쳤다. 강원특별자치도(춘천타이거즈)의 스타 조승현(42)이 휠체어농구 결승전에서 맹활약했다.
강원은 지난 3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장애인체전) 남자 휠체어농구 OPEN(선수부) 결승전에서 서울특별시(코웨이 블루휠스)에 77-78로 패배했다.
2023년 제42회 장애인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강원은 2년 만에 결승에 복귀해 금메달을 노렸다. 하지만 올해 휠체어농구리그 정규리그에서 1경기 차로 뒤졌던 서울 팀을 상대로 설욕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날 강원은 한때 19점 차로 이기던 경기를 3쿼터 후반부터 조금씩 따라잡히기 시작했다. 공격에서 활로가 뚫리지 않으면서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여기에 2점 차에서 종료 직전 얻어낸 자유투 2개 중 하나만 성공하면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그래도 조승현의 활약은 빛났다. 1쿼터부터 3점슛 5개를 포함해 무려 19점을 올렸던 그는 경기 내내 강원의 공격을 조립하는 역할을 했다. 본인이 해결사가 되기도 하고, 센스 있는 패스로 찬스를 만드는 데도 소홀하지 않았다. 이날 그가 기록한 39득점은 양 팀 통틀어 최고 기록이었다.
지난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인 조승현은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휠체어농구의 스타다. 비록 팀은 준우승에 그쳤지만 결승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
하지만 조승현은 자신보다 팀을 더 생각했다. 결승전 종료 후 스타뉴스와 만난 그는 "농구는 팀 스포츠다. 개인이 좋은 활약을 해도 팀이 패배하면 큰 의미가 없다"며 "마지막까지 더 집중해서 경기를 했어야 했는데, 다 이긴 경기를 놓쳐서 너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강원과 서울은 휠체어농구의 강팀으로,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조승현은 "원래 두 팀은 시소경기를 하는 팀이다"라며 "우리가 초반에 많이 앞섰지만, 결국 4쿼터 끝나기 전에 상대 팀도 자기들 경기력을 가지고 올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걸 우리가 이겨내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라며 아쉬워했다.
춘천타이거즈는 과거 부천 하나외환(현 하나은행) 사령탑이었던 조동기 감독이 이끄는 팀이다. 휠체어농구리그에서는 일본 출신 외국인 선수인 레오 후지모토가 뛰지만, 장애인체전에서는 나올 수 없다.
조승현은 "외국인 선수 없이 리그 1위 팀과 대등한 경기를 했다는 건 만족하고, 앞으로는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후지모토 선수가 없어도 춘천은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이 정도면 충분히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고 얘기했다.
끝으로 조승현은 "지금처럼 계속 하다 보면 내년에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집에 갈 것이라 생각한다"며 다음 대회의 선전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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