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야말로 잔인한 최종전이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마지막 단 한 라운드로 다음 시즌 K리그2로 다이렉트 강등되는 팀이 확정된다. 대구FC, 제주 SK 중 한 팀은 이 운명을 피할 수 없다.
대구와 제주는 오는 30일 오후 2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38라운드 최종전에서 각각 FC안양, 울산 HD와 격돌한다. 이날 두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이번 시즌 K리그1 최하위(12위)가 결정된다. 최하위는 승강 플레이오프(PO) 기회조차 없이 다이렉트 강등된다.
불리한 건 '최하위' 대구다. 승점 33(7승 12무 18패)으로 11위 제주(승점 36)에 3점 뒤져 있다. 최종전에서 무조건 안양을 꺾고, 같은 시각 제주가 울산에 지기만을 바라야 한다. 그러면 두 팀은 승점 동률을 이루는데, 승점이 같으면 득실차가 아닌 다득점을 먼저 따지는 규정에 따라 대구가 극적으로 11위로 올라설 수 있다. 대구는 제주에 다득점 6골이나 앞서 있다.

반대로 제주는 '비겨도' 자력으로 최하위 추락을 피할 수 있다. 대구의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경기 흐름에 따라 극단적인 수비로 버티는 선택지 등이 남아있다. 다만 상대가 울산이라는 점이 문제다. 울산은 승점 44로 10위 수원FC(승점 42)에 2점 앞서 있다. 울산 입장에선 제주에 지고, 수원FC가 이기면 승강 PO를 치러야 하는 10위로 추락할 수도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제주가 울산 원정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데다, 울산의 동기부여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점이 제주 입장에선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미 K리그1 잔류가 확정된 안양과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대구와는 크게 다른 상황이다. 대구는 최종전이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한 만큼 많은 홈팬들의 응원도 더해질 전망이다.
만약 대구가 강등되면 지난 2016시즌 이후 무려 10년 만에 다시 K리그2로 떨어지게 된다. 제주는 2020년 이후 6년 만의 강등 가능성이 남은 상황이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강등 1년 만에 재승격을 이루긴 했으나, 대부분의 강등팀이 다시 승격하는 데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강등은 두 팀 모두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는 11위 팀은 K리그2 2위 수원 삼성과 승강 PO를 치른다. 내달 3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승강 PO 1차전, 7일엔 K리그1 11위 팀 홈에서 2차전이 각각 열린다. 다이렉트 강등을 피한 뒤 곧바로 찾아오는 또 다른 '벼랑 끝' 무대이자, 동시에 K리그1에 생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잔인한 최종 라운드를 앞둔 대구와 제주 입장에선 승강 PO만이라도 간절히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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