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단 4년 만에 1군 무대에 데뷔했고, 희망을 보여줬다. 구단에서도 유학을 보내줄 정도로 기대를 보내고 있다. 김녹원(22·NC 다이노스)의 2025시즌은 분명 성과가 있었다.
김녹원은 학강초-무등중-광주일고 출신으로, 지난 2022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지명 3라운드 전체 30순위 지명을 받아 NC에 입단했다. 병역의무를 마친 후 지난해 복귀, 올해 5월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로 전환돼 1군에 데뷔했다.
올해 1군 21경기에 등판한 김녹원은 3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6을 기록했다. 70이닝을 던지면서 37탈삼진과 47볼넷, 피안타율 0.277,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74의 성적을 거뒀다. 수치만 봐서는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아쉬웠던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는 희망을 보여줬다. 김녹원은 5월 하순부터 선발 기회를 받았으나 이닝 소화를 해주지 못했고,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11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7.47을 기록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안정을 보여주며 3승 2패 평균자책점 5.82를 마크했다. 8월 17일 한화전 이후 7경기 중 5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던졌다.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김녹원은 2025시즌을 돌아보며 "더 잘하려고 욕심이 생겨서 원래 되던 것도 안 됐던 때도 있었다. 거기에 빠져들어서 6~7월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더 잘하려고 나 스스로에게 너무 채찍질을 많이 했다"고도 했다.
결국 이를 해결하는 건 자기 자신의 의지였다. 김녹원은 "여름에 선발로 이닝도 못 끌고 가니까 '뭐 있나, 그냥 1이닝 1이닝 던져야겠다' 이 생각을 먹었을 때 첫 승을 거뒀다"며 "그 마인드를 계속 가져가려고 했다"고 전했다.
김녹원은 '슈퍼 에이스'를 만나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그는 지난 5월 22일 울산 한화 이글스전에서 올해 MVP인 코디 폰세(현 토론토)를 상대했다. 당시 기준 평균자책점 1.48과 8승 무패를 기록하던 폰세는 너무나 큰 상대였다. 하지만 김녹원은 5⅓이닝 3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해 5이닝만 던지고 내려간 폰세에 밀리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은 김녹원은 "내가 먼저 (폰세에게) 패전을 안겨줄 수도 있었다"며 농담 섞인 아쉬움을 말하기도 했다.

희망을 보여준 덕분일까. NC 구단은 시즌 종료 후 김녹원과 김태훈, 이준혁 등 투수 3명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 위치한 트레드 애슬레틱스(Tread Athletics)에 파견했다. 당시 구단은 "투수 전문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트레이닝 아카데미로, MLB 선수를 비롯한 여러 프로 단체 선수들이 이용하는 시설"이라고 소개하며 "세 선수는 현지 전문 코치진과 함께 투구 메커니즘 개선, 구속 및 구위 강화, 부상 방지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레드 애슬레틱스에서 김녹원은 어떤 걸 배워왔을까. 그는 "가기 전 목표했던 게 결정구 하나 만드는 것, 그리고 새로운 루틴 정립이었다"며 "센터에 있는 미국 선수들을 보니 자율 속에서도 체계적으로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의 것이 1부터 100까지 있으면 하루도 빠짐 없이 하더라. 그걸 보고 나도 똑같이 해야겠다 싶고, 꾸준함을 배웠다"고 얘기했다.
여기에 마인드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김녹원은 "내 구종의 움직임을 계속 배우면서, 스트라이크존에 넣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났다"면서 이른바 '볼을 던질 용기'를 배워왔다고 밝혔다. 또한 김녹원은 피치 디자인을 재정립했고, 한국계 메이저리거인 데인 더닝에게는 체인지업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트레드 애슬레틱스에서 비시즌 스케줄까지 짜준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김녹원. 그는 "내가 생각한 대로 잘 되면 좋지만, 안 됐을 때 뭘 찾으려고 하지 않고 꾸준하게, 더 단단해지려고 마음을 먹을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