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KCC 이지스가 기다리던 '허훈 효과'가 마침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허훈(30)의 활약 속에 KCC가 백투백 경기를 2연승으로 마쳤다.
KCC는 8일과 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각각 원주 DB, 서울 SK와 홈 경기를 치러 80-77, 83-80 승리를 거뒀다. 12월 홈 11연전을 진행 중인 KCC는 좋은 스타트를 보여줬다.
이 2경기에서 허훈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었다. 허훈은 2게임 모두 전반에는 동료들의 찬스를 봐줬고, 수비에 더 에너지를 쏟았다. 그러다 후반 들어서는 형 허웅과 함께 본격적으로 공격에 치중해 결정적인 득점을 올려줬다.
특히 7일 SK전에서는 올 시즌 최다인 36분 13초를 뛰면서 15득점 5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3점포 3개와 속공 돌파 등 다양한 공격 루트로 상대를 흔들었다. 한때 17점 차로 리드하다가 조금씩 좁혀졌지만, 그때마다 허훈은 달아나는 점수를 올려 상대의 전의를 상실하게 만들었다.
이상민 KCC 감독은 최근 허훈에 대해 "100일 넘게 쉬다가 와서 체력적으로 힘들고, 교체해달라고도 한다"면서 "안정적으로 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직 완전체가 아니라 이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허훈은 지난 5월 계약 기간 5년, 보수총액 8억원(연봉 6억 5000만원·인센티브 1억 5000만원)의 조건으로 KT에서 KCC로 이적했다. 지난 비시즌 KBL 최고의 화제가 됐다. 덕분에 KCC는 허훈과 그의 친형 허웅을 비롯해 최준용, 송교창, 숀 롱 등과 함께 '슈퍼팀 2기'를 결성했다.
그러나 허훈은 시즌 전 훈련 도중 오른쪽 종아리를 다쳤고, 일본 전지훈련도 가지 못했다. 재활 후 개막전 출전을 노렸으나 결국 1라운드를 통째로 날리고 말았다. 이후 그는 지난달 8일 친정 KT와 경기에서 이적 후 첫 경기를 펼쳤다.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가던 허훈은 지난달 18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에서 28점을 몰아치며 본격적으로 활약을 시작했다. 이후 계속 30분 이상 소화하며 점점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허훈은 최근 송교창과 최준용 등이 빠진 팀 상황을 언급하며 "빅맨이 빠진 상황이라 수비 에너지를 많이 쏟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매 경기 최대한 상대 앞선을 힘들게 만들자고 생각하고 있다. 수비에 많이 치중하다 보니 전반에는 득점이 많이 안 나오고, 후반에는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최근 빡빡한 일정에도 "100일 정도를 쉬어서 경기 감각을 더 찾아야 한다. 많이 뛰는 것에 감사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한 허훈. 그는 비시즌 동료들과 호흡을 거의 못 맞춰본 부분에 대해서도 "우리 팀에는 모든 선수들이 득점력이 있다. 어떻게 하면 선수들을 살려줄 수 있을까 생각한다"며 "모든 선수들이 신나서 득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나 위주로 하다가 다른 선수들이 죽으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모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찬스를 가져갈 수 있는, 그런 플레이를 가져갈 농구를 많이 하려고 한다"며 "언제쯤 맞춰질 지는 모르지만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기대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