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차명석(56) 단장이 21세기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박동원(35), 홍창기(32)와 다년계약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보였다.
외국인 투수 전원 재계약을 비롯해 FA 시장에서도 철수한 LG에 아직 할 일이 남았다. 바로 홍창기, 박동원과 비 FA 다년 계약 협상이다.
홍창기와 박동원은 2026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다. 홍창기에게는 첫 번째, 박동원에게는 2023시즌을 앞두고 LG와 4년 65억 원 계약을 체결한 이후 두 번째 FA 자격이다.
두 사람 모두 FA 시장에 나온다면 많은 관심을 받을 선수들로 분류된다. 홍창기는 뛰어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으로 3번의 출루왕과 2번의 골든글러브를 차지할 정도로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다. 또한 수비력도 일취월장해서 2년 연속 KBO 수비상 우익수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동원은 최고의 공격력을 갖춘 포수로 여겨진다.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2023년 LG 이적 후 3년 연속 20홈런을 쏘아 올렸다.
통산 타율 0.256으로 꾸준함은 부족하지만, 특유의 클러치 능력으로 중요한 순간 한 방씩 터트렸다. 대표적인 것이 2023년 한국시리즈 2차전, 3차전 역전 2점 홈런 그리고 올해 한국시리즈 4차전 추격의 투런포로 두 번의 LG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두 사람 모두 많은 나이가 다년 계약의 걸림돌이다. 하지만 올해 FA 시장에서 보이듯 기량만 유지한다면 좋은 조건의 계약을 따낼 수 있어 LG로서도 그 전에 이들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차명석 LG 단장은 "홍창기, 박동원과 다년계약을 원한다"고 밝혔다.

기량적인 측면 외에도 이들을 잡고 싶은 이유는 또 있다. 일단 홍창기는 임찬규(33)와 함께 새로운 LG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홍창기는 2016 KBO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7순위로 LG에 입단한 후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았다. 풀타임 첫해부터 꾸준히 4할에 근접한 출루율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톱타자로 거듭났다. 또한 자체 육성한 홍창기가 오지환(35)에 이어 선수단 중심에 자리 잡으면서 긍정적인 팀 문화도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박동원 역시 지속할 수 있는 강팀을 이어가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다. 가장 육성이 어려운 포지션임을 알려주듯 여전히 KBO리그 안방은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태생들이 꽉 잡고 있다. 1990년생의 박동원은 비교적 어린 편이다. 또한 그나마 가능성을 보이는 포수들은 최소 2~3년 뒤에 FA 자격을 얻는다.
어렵게 만든 팀 문화와 우승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홍창기와 박동원의 잔류가 선행돼야 한다. 빡빡한 샐러리캡에도 차명석 단장이 이들과 대화를 시도하려는 이유다. 현재 단계별 육성 시스템과 1군 전력이 잘 갖춰져 꾸준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이 된 것은 LG의 강점. 올해 FA였던 주장 박해민(35)도 약 15억 원의 금액을 감수하고 잔류를 선택했다.
박해민은 올해 FA 계약 후 "내가 LG에 있을 4년 동안 FA가 되는 주축 선수들이 많다. 정말 다들 아무 데도 못 가게 나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선택은 선수와 단장님이 하시겠지만, 단장님이 바쁘게 움직이셔야 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그 첫걸음이 박동원과 홍창기의 비FA 다년계약이다. 과연 LG는 어려운 과제를 성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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