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든글러브 시상식만 끝나면 불거지는 논란이 있다. 과연, 대체, 왜 특정 선수의 표가 나왔을까에 대한 것이다. 수상자를 두고는 큰 이견이 없었던 시상식이었지만 여전히 '불편한 1표'는 끊이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개최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KBO리그 담당 미디어 관계자가 투표인단으로 나서는데 이번엔 총 316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지명타자와 투수 부문에서 압도적 득표를 받은 최형우(삼성·득표율 97.8%)와 코디 폰세(한화·97.2%)를 비롯해 세부 포지션 구분 없이 3명을 가리는 외야수를 제외하고는 수상자 모두 8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하며 평화로운 시상식이 됐다.
다만 이번에도 불편한 1표는 여전히 존재했다. 대중의 시선과는 다른 수상자들이 나오기도 했던 과거 시상식들과 달리 최근 들어선 세이버 매트릭스 등 선수를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들이 나오며 수상자 선정의 객관성이 높아지고 있다.
투수 4관왕을 차지하며 KBO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년 3000만 달러(약 441억원) 규모에 계약을 맺은 폰세는 투표인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만장일치 수상은 물거품이 됐다.

충분히 기대해 볼만한 성적이었다. 17승을 거두는 동안 패배는 단 한 번이었고 승률은 0.944에 달했다. 탈삼진은 252개로 KBO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적수가 없었던 시즌이었기에 만장일치를 이뤄내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뚜렷한 경쟁자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폰세를 제외하고 득표한 9명의 선수는 모두 1표씩만을 얻는데 그쳤다.
이밖에도 포수에서는 장성우(KT), 1루수에선 나승엽(롯데), 2루수에선 김상수(KT), 3루수에선 허경민(KT)과 김휘집(NC)이, 외야수에선 윤동희(롯데)와 이주형(키움)이 1표씩을 받았다.
투표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이고 한 시즌의 활약을 놓고 판단하는 데엔 주관적 가치가 관여될 수밖에 없다. 다만 그 판단에 대한 근거를 댈 수 있는 최소한의 논리는 전제돼야 한다. 모두가 같은 의견을 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다수와 다른 의견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 근거를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는 나름의 객관성은 확보가 돼야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 개인별 세부 투표 내역을 공개하는 것이다.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전국동시지방선거 등과 골든글러브 투표는 분명히 다르다. 비밀 투표로만 이뤄져야 할 필요가 없다. 전문성을 갖고 자신들의 주장을 논리로 펼치는 취재진이고 이러한 자격으로 하는 투표이기에 모든 표에는 제 나름의 논리가 전제돼야만 한다. 더 높은 가치가 무엇인지를 바라보는 눈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지만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는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소수표 논란은 이러한 논리성에서 다소 벗어나 있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현재는 KBO 홈페이지를 통해 세부 투표 결과는 확인할 수 있지만 누가 어떤 표를 행사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소위 말하는 '장난질'이 가능한 구조라고도 볼 수 있다. 개인별 투표 내역을 공개한다면 과연 논리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수표를 던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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