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량도 배려도 세계 1위다웠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4·삼성생명)이 올해 처음으로 승리 후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안세영은 9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이번 8강은 진심으로 즐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 리네 회이마르크 키에르스펠트(덴마크·세계 26위) 선수께 감사드린다. 키에르스펠트 선수와 함께 코트에서 뛸 수 있어 기뻤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안세영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아시아타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8강전에서 키에르스펠트를 세트 점수 2-0(21-8, 21-9)으로 완파했다.
두 사람 모두에게 예상 밖 대결이었다. 당초 안세영의 8강 상대는 한웨(중국·세계랭킹 5위)가 유력했다. 하지만 한웨는 16강전을 앞두고 독감 증세로 기권을 선언했고 키에르스펠트가 안세영의 상대가 됐다.
체력적인 면에서는 안세영이 상대적 열세였다. 이번 대회부터 강행군이었다. 안세영은 지난 시즌 종료 후 귀국한 지 열흘 만에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올라오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 6일 32강전에서 무려 1시간 15분을 걸려 미셸 리(캐나다)에게 간신히 2-1 역전승을 따냈다. 오쿠하라 노조미(일본)와 16강전에서도 1게임을 거의 내줄 뻔했다.

긴장감 넘치는 두 번의 경기가 전화위복이 됐을까. 안세영은 1게임 시작부터 키에르스펠트를 몰아붙였다. 파상 공세로 11-4를 만들더니 1게임을 21-8로 끝냈다. 여기까지 고작 15분이 걸렸다.
2게임 들어 키에르스펠트도 강공으로 맞불을 놨다. 하지만 안세영은 노련하게 공격을 받아냈고, 오히려 키에르스펠트의 범실이 속출했다. 결국 안세영은 12-8에서 내리 7점을 따내며 21-9로 여유 있는 승리를 거뒀다. 34분 만에 이뤄진 결과였다.
이로써 안세영은 키에르스펠트와 상대 전적을 6전 전승으로 늘렸다. 최선을 다한 상대였기에 안세영도 지친 키에르스펠트에게 진심 어린 미소를 보냈다.
안세영이 챙긴 건 상대만이 아니었다. 이날 여제의 압도적인 퍼포먼스에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말레이시아 관중들도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그는 "말레이시아 오픈에 와주신 열정적인 관중분들 덕분에 더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여러분의 응원을 듣는 것이 내게는 큰 힘이 된다. 내일 준결승이 있을 예정이다. 여러분의 지지 부탁드린다. 내일 뵙겠다"라고 글을 마쳤다.
10일 4강전 상대는 역대 전적 14승 14패의 호적수 천위페이(중국·세계랭킹 4위)다. 천위페이는 같은 날 열린 8강전에서 태국의 라차녹 인타논을 세트 점수 2-0(21-13, 21-14)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최근 흐름은 안세영이 7경기 5승 2패로 우세다. 하지만 고비 때마다 안세영의 길목을 막았던 천위페이였기에 방심은 금물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