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계진이 올림픽 경기 직후 아시아 선수들의 선전을 무시하는 발언을 내뱉어 국제적인 파장이 일고 있다. 일본과 중국이 시상대를 독점한 상황에서 한 전문가의 "지루하다"는 발언에 일본 현지 언론이 분노했다.
미국 매체 'USA투데이'와 영국 '데일리 메일' 등의 8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빅에어 결승전 직후 미국 주관 방송사 'NBC'의 해설위원 토드 리차즈(56)는 경기가 종료된 뒤 마이크가 꺼진 줄 착각하고 "정말 지루했다. 너무 지루했다. 예선전이 훨씬 더 흥미진진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일파만파 퍼졌다. 자국 미국을 비롯해 영국, 일본 등 각국에서 리차즈의 경솔한 태도를 집중 조명했다.
특히 일본은 리차즈 해설의 발언에 격노했다. "지루하다"라는 발언은 일본의 기무라 키라와 기마타 료마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쓸고 중국의 수이밍이 동메달을 가져가며 아시아 국가들이 메달을 싹쓸이한 무대였기 때문이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미국의 신예 올리 마틴은 4위에 그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자국 선수가 메달을 놓치고 아시아 선수들이 시상대를 점령하자마자 실언을 내뱉은 셈이다.
일본 매체 '더 앤서'는 8일 "일본의 금·은메달 획득이 '정말 형편없다' 혹은 '지루하다'는 것이냐"며 "미국 방송국은 실언을 방송으로 송출했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매체는 "일본 열도가 사상 첫 빅에어 금메달에 환희하는 상황에서 나온 이 발언은 올림픽 정신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일본 현지 네티즌들의 반응은 더욱 격앙됐다. '야후재팬'의 한 네티즌은 "미국이나 유럽이 챔피언이 되지 않으면 지루하다는 뜻이냐"며 "과거에도 서구권의 강세를 유지하기 위해 종목 규칙까지 바꾼 사례가 허다했지만, 일본 선수들은 그 벽을 실력으로 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밖에도 "아시아가 메달을 독점하자 미국 방송국의 본심이 튀어나왔다", "타국 선수에 대한 존중이 없는 해설가는 마이크를 잡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체격 조건이 유리한 배구와 농구 등은 가만히 두면서 아시아인이 잘하는 종목에만 박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파장이 커지자 리차즈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즉각 해명에 나섰다. 리차즈는 "예선전에 비해 결승전의 기술적 박진감이 떨어졌다는 주관적인 감상을 말한 것뿐"이라며 "사석에서도 할 수 있는 말이었고 특정 선수를 비난할 의도는 없었다. 모든 선수가 훌륭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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