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55)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우승 후보' 도미니카 공화국을 상대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에 나선다. 적어도 인공지능(AI)은 한국의 패배 확률이 0%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한국은 14일(한국시간) 오전 7시 30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릴 2026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2라운드(8강) 경기에서 도미니카 공화국과 일전을 펼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이 8강 진출팀 상대로 정한 파워랭킹 1위 팀과 7위 팀의 맞대결이다. 도미니카는 선발 타자 9명을 전원 메이저리그(ML) 단일 시즌 20홈런 경험이 있는 선수들로 꾸릴 수 있을 만큼 화력이 막강하다. 도미니카는 1라운드에서도 팀 타율 0.313, 홈런 13개로 본선 20개 팀 중 가장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다. 무려 경기당 평균 10.3점을 내면서 4전 전승으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반면 한국은 흔들리는 마운드와 기복 있는 타선에 2승 2패를 기록, 어렵게 경우의 수를 뚫고 2라운드에 나섰다. 팀 평균자책점은 4.50(전체 12위)으로 피홈런은 9개(공동 1위)로 가장 많았다. 그나마 젊은 팀 타선이 힘을 내 극적으로 8강에 올라올 수 있었다.
막강한 화력도 부담인데 도미니카 마운드도 높아졌다. 도미니카는 조 1위 확정 후 일찌감치 한국전 선발 투수로 크리스토퍼 산체스(30·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발표했다. 산체스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오른 좌완 투수다. 한국에선 보기 힘든 최고 시속 99마일(약 159.3㎞), 평균 95.4마일(약 153.5㎞)의 고속 싱커가 주 무기다. 스플릿대로면 약해야 할 우타자 상대로도 체인지업이 마구 수준이다. 헛스윙률(Whiff%)이 무려 45.1%에 달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한국의 승리는 거의 0%에 수렴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의외로 AI의 예상은 긍정적이었다.
구글이 제공하는 제미나이 AI는 한국-도미니카전을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으로 10만 회(오차 범위 0.3%) 반복 시행했다. 손주영(LG 트윈스)의 제외와 김혜성(LA 다저스)의 부상을 변수로 넣었고 예상 라인업은 양 팀이 최정예로 나섰던 한국-호주전, 도미니카-베네수엘라전으로 기입했다.
KBO 리그 선수가 주축인 한국과 메이저리그 선수로 꽉 찬 도미니카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 성적과 리그 수준도 반영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성적과 세부 지표는 호크아이 기반 스탯캐스트와 공식 홈페이지 기록이 쓰였다. 또한 WBC 1라운드에서 보여준 양 팀의 기록도 최근 컨디션을 알리는 변수로 넣었다. KBO 리그 수준은 더블A에서 트리플A로 설정됐다. 예를 들어 KBO 리그에서 타율 3할을 기록한 타자는 메이저리그에서 2할 4푼 타자로 바뀌는 식이다. 평균 구속과 무브먼트의 차이도 고려해 장타와 콘택트 확률도 크게 낮췄다.
그 결과 제미나이 AI가 예측한 한국의 승리 확률은 31.9%였다. 제미나이 AI는 좌완 손주영의 이탈과 경기 후반 빠른 발로 경기를 뒤흔들 김혜성의 부재를 뼈아프게 봤다. 제미나이 AI는 "도미니카가 압도적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도미니카 선발 산체스가 초반 난조를 보이고, 저마이 존스-김도영-이정후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이 메이저리그급 대응력을 보여준다면 승산이 있다. 한국이 승리하는 대부분의 시나리오는 여기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투수가 1~2회 초반 흔들릴 수 있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산체스 역시 압도적인 구위에도 이번 대회 1라운드 니카라과를 상대로 1회부터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2회에는 끝내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1⅓이닝 3실점으로 내려간 바 있다.
김도영은 산체스의 빠른 공을 대응할 수 있는 타자, 존스는 좌완에 강한 타자, 안현민은 언제든 경기 후반 한 방을 터트릴 수 있는 타자로 분류됐다. 제미나이 AI는 "김도영과 이정후가 1회초 산체스의 싱커를 공략하고 상대 내야의 실책을 유도해야 한다. 타점 1위 문보경 앞에 주자를 모으는 것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이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역시 피홈런으로 꼽혔다. 류현진이 대량 실점 없이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해줄수록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고 봤다. 강팀을 마주한 상황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고 계획했던 시나리오다.
이번 대회에서도 몇 차례 그런 방식으로 이변이 일어날 뻔했다. 1라운드 한국-일본전도 비슷한 양상이었고, 체코는 해낼 뻔했다. 일본은 체코를 상대로 초반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8회초까지 0-0 팽팽한 승부를 겨뤄 하마터면 망신을 살 뻔했다. 이탈리아는 세계 최강 미국을 상대로 역사를 만들었다. 물론 이탈리아도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주축이지만,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미국을 상대로 초반 점수를 뽑고 마운드를 단단히 하면서 끝내 승리를 거뒀다.
선수들도 미리 지고 들어갈 생각이 없다. 한국 대표팀 주장 이정후는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실력 차이가 날 수는 있어도 우리가 같은 프로야구 선수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고등학생과 프로팀이 싸우는 게 아니라, 각 나라에서 최고로 모인 성인 프로 선수들끼리 싸우는 자리"라고 열의를 불태웠다.
냉정한 AI도 도미니카전 승리가 불가능은 아니라고 말한다. 공은 둥글다'는 말을 한국 대표팀이 증명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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