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열한 잔류 경쟁을 펼치던 부천FC가 8월 대반전을 이뤄냈다. 이제는 강등권 탈출을 넘어 더 높은 곳까지 바라본다.
부천은 지난 2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24라운드 포항스틸러스와 홈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점유율에서는 포항에 밀렸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16분 빠른 역습을 통해 갈레고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32분에는 갈레고가 도우미로 나서 가브리엘의 헤더 추가골을 만들었다. 후반 44분에는 미드필더 김상준이 쐐기골까지 뽑아내 완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승리로 부천은 리그 2연승에 성공했다. 최근 흐름으로 범위를 넓히면 기세는 더욱 눈에 띈다. 부천은 최근 5경기에서 3승2무를 기록하며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제주SK(3승2무)와 함께 K리그1 12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승점을 챙겼다.
특히 8월의 부천은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부천은 왕성한 활동량과 끊임없는 압박을 앞세워 상대를 괴롭히는 팀이다. 때문에 체력 소모가 커지는 무더운 여름이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8월 들어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8월 리그 4경기 성적은 3승1무. 제주와 같은 성적이지만 골득실에서는 부천이 앞선다. 부천은 이 기간 9골을 터뜨리는 동안 단 2골만 내줬다. 제주는 8득점 4실점을 기록했다. 공수 양면에서 부천의 상승세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숫자다.
상대의 면면을 보면 더욱 놀랍다. 강원FC와 전북현대, 포항은 모두 객관적인 전력에서 부천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팀들이다.
하지만 8월의 부천에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부천은 지난 1일 강원 원정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8월을 시작했다. 이후 최하위 광주FC와 0-0으로 비겼지만 16일에는 '거함' 전북까지 잡아냈다. 당시 부천은 전북을 상대로 무려 3-0까지 앞서나갔다. 전북도 경기 막판 연속골을 터뜨리며 거센 추격전을 펼쳤지만 부천은 끝까지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냈다. 이어 포항마저 3-0으로 완파했다.
덕분에 한때 강등권을 걱정했던 부천의 위치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부천은 24경기에서 7승9무8패(승점 30)를 기록하며 9위에 자리하고 있다. 순위만 보면 여전히 하위권이지만 시즌 초반 다른 팀들을 쫓아가기에 급급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무엇보다 올해 K리그1 중위권 경쟁이 워낙 촘촘하다. 7위 FC안양과 8위 인천유나이티드 역시 승점 30으로 부천과 같다. 파이널A 진입 마지노선인 6위 포항은 승점 31이다. 불과 승점 1 차이다.


강등권 탈출을 최우선으로 바라보던 부천이 이제는 파이널A 진입까지 현실적으로 꿈꿀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더 고무적인 점은 최근 상승세가 특정 선수 한두 명의 활약에 의존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먼저 골문이 흔들리지 않는다. 부천은 지난달 주전 골키퍼이자 베테랑인 김형근이 부상을 당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승격팀 입장에서 주전 수문장의 이탈은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백업 골키퍼 김현엽이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김현엽은 기회를 잡은 뒤 안정적인 선방을 이어가며 부천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는 중이다. 지난 K리그1 21라운드 베스트11에도 선정됐다. 특히 김현엽은 8월 4경기 가운데 무려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현엽 앞에는 패트릭을 중심으로 베테랑 백동규와 유망주 홍성욱 등이 버티는 스리백이 있다. 경험과 패기, 신체조건이 조화를 이루면서 부천의 탄탄한 수비를 만들어내고 있다.

중원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카드'까지 등장했다. 주인공은 올여름 부천에 합류한 2005년생 미드필더 성예건이다.
팀에 합류한 지 한 달 남짓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부천 중원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많이 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강원전에서 프로 데뷔골을 터뜨린 데 이어 전북전에서도 선제골을 넣으며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까지 해냈다.
김종우와 윤빛가람 등 풍부한 경험을 갖춘 미드필더들이 중심을 잡는 가운데 성예건의 활동량과 에너지가 더해졌다. 이영민 감독이 중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도 한층 다양해졌다. 이 감독 역시 최근 여러 차례 성예건의 경기력과 팀 기여도를 높게 평가하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공격에서는 브라질 선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 중심은 갈레고다.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를 앞세운 갈레고는 강원과 전북, 포항전에서 모두 골망을 흔들었다. 특히 포항전에서는 선제골뿐 아니라 가브리엘의 추가골까지 도우며 1골 1도움으로 완승을 이끌었다.
가브리엘 역시 8월에만 2골을 기록하며 공격에 힘을 보탰다. 기존 에이스 바사니도 언제든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기술과 결정력을 갖췄다. 티아깅요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신장 189㎝의 장신 공격수 구스타보까지 가세했다. 제공권과 힘을 갖춘 정통 스트라이커라는 점에서 기존 공격수들과 또 다른 유형의 카드다. 이 감독의 공격 전술에도 한층 다양한 선택지가 생겼다.

전술적인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승격팀인 부천은 시즌 초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수비에 무게를 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시즌을 치르면서 점차 자신감을 얻었고 후반기에는 무조건 라인을 내리기보다는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하고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는 장면이 늘었다.
강팀을 만나서도 마찬가지다. 상대의 이름값에 위축되기보다는 부천이 가장 잘하는 압박과 빠른 전환으로 맞섰다. 강원과 전북, 포항을 상대로 거둔 세 번의 승리가 우연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여러 조각이 동시에 맞아떨어지면서 부천의 무서운 8월이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최근 상승세에도 들뜨지 않았다. 이 감독은 "우리의 목표는 강등권을 벗어나는 게 무조건 첫 번째였다"며 "선수들이 더 열심히,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다음에도 이기라는 법은 없다. 한 경기, 한 경기씩 잘하겠다"고 방심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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