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이강인이 벤치로 향하는 순간 홈구장에서 엄청난 야유가 쏟아졌다. 하지만 분노의 대상은 이강인이 아니었다. 같은 타이밍에 그라운드를 밟은 팀 동료 훌리안 알바레스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4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비야레알과 2026~2027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라운드 홈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이날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이적 후 처음으로 리그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개막전 말라가전에서는 교체 투입돼 환상적인 데뷔골을 터뜨린 바 있다. 이번 경기에서는 팀의 3-5-2 포메이션에서 공격수로 배치돼 아데몰라 루크먼과 호흡을 맞췄다.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66분 동안 끊임없이 움직이며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슈팅 3개를 시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상대 골문을 노렸고, 두 차례 좋은 기회도 만들어냈다. 패스 성공률은 81%였다. 태클 2회와 가로채기 1회를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힘을 보탰다.
이강인은 후반 22분 파블로 바리오스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그런데 바로 이 순간 경기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변했다.
메트로폴리타노 곳곳에서 거센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이강인 때문이 아니었다. 야유는 같은 교체 타이밍에 투입된 알바레스를 향했다.
아르헨티나 공격수 알바레스는 아틀레티코의 핵심 자원이지만 올여름 이적 문제로 홈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앞서 같은 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가 이적료 1억 유로(약 1600억원) 규모로 관심을 보이자, 알바레스는 지난 6월 공개적으로 팀을 떠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알바레스는 "아틀레티코 구단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모두를 위해 이적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내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충격적인 발언에 알바레스 영입 경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아틀레티코의 최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까지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레알은 무려 1억5000만 유로(약 2420억원)를 제시했다.
하지만 아틀레티코의 뜻은 단호했다. 알바레스를 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틀레티코도 급할 이유가 없었다. 알바레스와 계약기간은 2030년까지이고, 바이아웃 금액도 무려 5억 유로(약 8000억원)에 달한다.
결국 이적은 성사되지 않았다. 아틀레티코와 알바레스의 불편한 동행이 이어지게 됐다.

하지만 잔류했다고 해서 팬들의 마음까지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스페인 카데나세르는 "선수 소개에서 알바레스의 이름이 불리자 경기장이 울릴 정도로 강한 야유가 터져 나왔다"며 "아틀레티코 팬들은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바르셀로나로 떠나려 했다는 점에서 알바레스를 '배신자'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후반에도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매체는 "알바레스가 몸을 풀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메트로폴리타노에는 다시 한번 큰 야유가 울려 퍼졌다"고 설명했다.
일부 팬들의 반응은 더욱 거칠었다. 보도에 따르면 응원석에서는 알바레스를 향해 "당장 꺼져라"는 취지의 욕설 섞인 구호가 나왔고, 바르셀로나를 모욕하는 발언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이강인이 빠지는 시점에 알바레스가 실제로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야유는 절정에 달했다. 매체는 "알바레스가 투입되자 경기장 곳곳에서 다시 엄청난 야유가 터져 나왔다"며 "특히 응원석에서는 강한 야유와 구호가 계속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알바레스는 자신에게 등을 돌린 일부 팬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시즌 내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경기력으로 팬심을 돌려놓지 못했다. 알바레스는 교체 투입된 뒤 유효슈팅을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고, 볼 터치도 12회에 그쳤다.
지난 2024년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를 떠나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은 알바레스는 첫 시즌인 2024~2025시즌 리그에서 17골을 터뜨리며 홈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 시즌에도 리그 8골 4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불과 몇 달 사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알바레스는 '배신자'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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