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너를 이길 수 있어?"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의 위엄을 보여주는 질문이었다. 세계 정상급 선수이자 중국 배드민턴의 간판 왕즈이가 직접 안세영에게 '공략법'을 물었다.
중국 소후닷컴은 24일(한국시간) "배드민턴에는 치열한 승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정상급 선수들의 특별한 우정도 있다"며 "안세영이 우승한 뒤 아주 흥미롭고 훈훈한 장면이 나왔다"고 전했다.
앞서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23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게임 점수 2-0(21-17, 21-14)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안세영은 3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2022년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은 2023년 처음 정상에 오르며 세계 최강의 자리에 섰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준결승에서 중국의 천위페이에게 패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지만, 올해 다시 가장 높은 곳으로 돌아왔다.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안세영은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안세영의 우승 뒤에는 특별한 장면이 연출됐다. 준결승에서 안세영과 맞붙었던 왕즈이가 직접 '일일 기자'로 변신해 안세영을 인터뷰한 것이다. 두 선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왕즈이가 준비한 질문은 세 가지였다. 첫 번째 질문으로 왕즈이는 안세영에게 "나와 경기할 때 최고 심박수가 얼마까지 올라갔느냐"고 물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64강에서 불가리아의 칼로야나 날반토바를 2-0으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고, 32강에서는 인도네시아의 탈리타 라마다니 위랴완을 2-0으로 제압했다. 16강에서도 덴마크의 미아 블리크펠트를 상대로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강자들이 등장한 뒤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8강에서는 세계랭킹 5위 한웨(중국)를 2-0으로 돌려세웠고, 준결승에서는 세계랭킹 3위 왕즈이마저 2-0으로 제압했다. 결승에서도 세계랭킹 2위 야마구치에게 한 게임도 허용하지 않았다.
두 선수의 맞대결 당시 심박수를 묻는 왕즈이의 질문에 안세영은 "최고 심박수가 194까지 올라갔다"고 답했다.
겉으로는 흔들림 없이 경기를 풀어갔지만 안세영 역시 극도의 긴장과 체력 부담 속에서 왕즈이를 상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은 채 좋은 경기를 이어갔다.
소후닷컴은 "안세영의 답은 놀라웠다"며 "두 선수의 경기가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였다. 매 포인트 전력을 다하면서 신체적인 부담이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다는 의미다. 이것이 세계 정상급 배드민턴 경기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왕즈이의 두 번째 질문은 안세영의 회복 비결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체력 회복을 위해 무엇을 먹느냐"는 질문에 안세영은 "흰쌀밥과 닭고기"라고 답했다.
매체는 "안세영의 간단한 대답에 왕즈이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며 다시 확인했다"며 "세계 정상급 선수의 회복 비결이 정말 그것뿐인지 놀란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질문이었다. 왕즈이는 안세영에게 과감하게 물었다. "내가 어떻게 해야 너를 이길 수 있느냐"였다.
예상치 못한 돌직구에 안세영은 웃음을 터뜨렸다. 잠시 생각하던 안세영이 처음 내놓은 대답은 "비밀이다"였다.
하지만 곧 자신만의 답을 내놨다. 안세영은 "저는 항상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며 "그래서 훈련을 더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오직 반복되는 노력과 훈련만이 최고의 실력을 만든다는 대답이었다.

소후닷컴은 "안세영과 왕즈이는 코트 안에서는 온 힘을 다해 경쟁하며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다"면서도 "경기가 끝난 뒤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세계 정상급 선수라는 무게를 내려놓은 두 사람은 금세 장난기 넘치는 평범한 소녀들처럼 변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조명했다.
이어 "코트 밖에서 보여준 안세영의 부드럽고 친근한 모습에도 좋은 반응이 이어졌다. 세계 챔피언이라고 권위적인 모습은 전혀 없었다"며 "안세영과 왕즈이는 코트에서는 모든 것을 쏟아붓는 라이벌이지만, 코트 밖에서는 서로를 격려하는 친구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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