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타 끝내기 역전 만루홈런의 주인공 이호연(31·KIA 타이거즈)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떠올리며 그리워했다.
KIA는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9회말 8-5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KIA는 61승 50패 2무를 마크하며 리그 단독 4위 자리를 지켰다. 2연패 탈출 성공. 3위 LG 트윈스와 승차도 0.5경기를 유지했다.
이날 KIA가 4-5, 한 점 차로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
롯데는 클로저 김원중을 투입했다. KIA는 1사 후 나성범의 안타와 2사 후 김호령의 안타, 김태군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는 변우혁. 이때 KIA 벤치가 움직였다. 변우혁 대신 대타 이호연을 투입한 것.
이호연은 초구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에 배트를 헛돌렸다. 2구째 속구(146km)는 바깥쪽으로 멀리 빠졌다. 3구째 포크볼 역시 바깥쪽 높은 코스로 빠지며 볼이 됐다. 이어 4구째. 김원중의 포크볼(133km)이 한가운데로 몰렸고, 이호연이 이를 놓치지 않고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역전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다양한 기록이 쏟아졌다.
이호연이 끝내기 안타를 친 건 이번이 두 번째. 끝내기 홈런을 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만루 홈런 역시 개인 커리어 최초. 당연히 끝내기 만루 홈런과 끝내기 역전 만루 홈런도 개인 최초다. 대타 홈런 역시 개인 첫 번째 기록이었다.
KBO 리그로 범위를 넓히면, 새 역사가 탄생했다. 먼저 대타 끝내기 만루 홈런은 KBO 역대 통산 3번째 기록이다. 앞서 두산 베어스의 송원국(2001년 6월 23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이 첫 번째,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의 이택근이 2017년 5월 18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서 두 번째 기록을 각각 세운 바 있다.
여기에 역전을 더한 대타 끝내기 '역전' 만루 홈런은 앞서 이택근의 뒤를 이어 이호연이 두 번째다. 2017년 5월 18일 당시 이택근은 넥센이 4-6으로 뒤진 9회말 한화 투수 정우람을 상대로 역전 만루포를 쳐냈다.
더 나아가 '9회말 2아웃 상황에서' 대타 끝내기 역전 만루 홈런이 나온 건 KBO 리그 45년 역사상 이번 이호연이 최초다. 이택근은 2017년 5월 18일 당시 무사 만루 기회에서 그랜드슬램 아치를 그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한 이호연은 "(타석에 임하기 전) 일단 내 스윙을 하자, 소극적으로 치지 말자는 생각을 갖고 들어갔다. 대기 타석에서 감독님과 타격코치님이 존을 좀 높게 설정하고 들어가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코치님도 '포크볼을 노릴 거면 확실하게 노리고 들어가라'고 조언해주셨다. 그래서 대기 타석부터 포크볼만 노렸다. 초구에 포크볼이 들어왔을 때 확실하게 타이밍을 잡았던 것 같다. 그때 존 설정을 다시 했다. 이후 높은 코스를 노렸는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리던 공이 들어와 휘둘렀는데, '정말 잘 맞았다'는 느낌은 들었는데 넘어갈 줄은 몰랐다. 공이 (그라운드에) 빨리 안 떨어지더라. 어디든 빨리 떨어졌으면 했는데, 운이 좋아 넘어간 것 같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광주수창초-진흥중-광주제일고-성균관대를 졸업한 이호연은 지난 2018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53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KT 위즈를 거쳐 지난해 11월 열린 2025 KBO 2차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11순위로 KIA의 지명을 받아 이적했다.
이호연은 "처음 KIA에 왔을 때, 고향 팀이기도 해서 '퓨처스에서 경기 뛰다가 1군에 올라왔을 때 팀에 보탬이 되자'는 마음으로 왔다. 그리고 하루 동안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서 정말 기쁘다"면서 "야구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인 것 같다.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가 안타를 치는 것만으로도 짜릿한데, 운 좋게 홈런까지 나와 지금까지도 정말 짜릿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그라운드를 돌면서) 이때까지 야구를 했던 것, 그리고 부모님이 제일 많이 생각났다. 아까는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면서 "아버지가 제일 생각이 많이 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호연의 아버지는 지난해 8월 12일 세상과 영원한 이별을 고했다. 최근 1주기를 보낸 그는 아버지 생각에 잠시 말을 멈췄다.
끝으로 그는 "일단 팀이 승리해 정말 좋다. 긴 연패에 빠지지 않고, 순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었다.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어 정말 좋다"면서 자신의 홈런 하이라이트 영상 시청에 관한 질문에 "새벽 3시까지?(웃음) 영상을 좀 많이 돌려보도록 하겠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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