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을 떠난지 5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 화끈한 타격을 앞세워 우승을 이끌었던 2018년은 제이미 로맥(41)에게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SSG 랜더스(SK 시절 포함)에서 5시즌을 뛰었던 외국인 전설 로맥이 인천에 상륙했다. 로맥은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 가족과 함께 시구와 시타자로 나섰다.
SSG는 2021년 은퇴 이후 오랜만에 인천을 다시 찾는 로맥과 팬들과 감동적인 재회를 하고 구단 역사에 남긴 추억들을 함께 기념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시즌 동안 SSG의 중심 타자로 활약한 구단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인 로맥은 통산 62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3, 155홈런, 409타점을 기록했으며, 기록한 155개의 홈런은 구단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 기록이자 KBO리그 통산 외국인 선수 전체 4위에 해당한다. 통산 OPS(출루율+장타율)이 0.908에 달할 만큼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2021시즌을 끝으로 돌아간 로맥은 고국 캐나다에서 유소년 야구 코치로 일하다가 최근 방송 출연을 위해 방송사 초청을 받고 방한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SSG 팬들 앞에 섰다. 시구자로 첫째 아들 내쉬 로맥(9), 시포자로 피어스 로맥(6)이, 아버지 로맥이 시타자로 타석에 섰다. 로맥의 등장과 함께 관중석에선 함성이 터져 나왔고 로맥은 마이크를 잡고 "SSG 랜더스 파이팅"를 외쳐 박수를 자아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로맥은 "한유섬과 김성현 등과 가장 얘기를 많이 했고 최정이 지금 여기 없지만 돌아오는 대로 밥을 먹고 얘기하기로 했다"며 "선수 때 있었던 선수 중 다른 일을 하거나 이한 경우가 많아 어색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곳에 익숙한 선수들과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방송 일정차 다시 찾은 한국이지만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로맥은 "엄청 바빴다. 서울에서 선수들과 만나 밥도 많이 먹고 찜질방도 갔고 스크린 야구도 쳐봤다. 밥을 정말 많이 먹었다"며 "어젠 가족들과 한국 예절 배우는 문화 체험도 했다. 어린이 직업체험 프로그램도 했다. 한국에 오자마자 문학을 가장 먼저 와 구경하고 치맥을 했다. 선수 때 즐기지 못한 걸 즐겼다"고 말했다.
은퇴하면 운동량이 줄어들며 체중이 불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로맥은 여전히 탄탄한 체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일주일에 3번 스쿼시를 한다. 새로운 열정이 되고 있다. 야구를 하면서 항상 준비했던 모든 것들을 스쿼시에 활용하고 있다. 사람을 겸손하게 만드는 스포츠"라며 "아직 아빠의 역할을 해야하지만 두 아들이 다 크면 대회에도 나가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5년을 살았다. 로맥에겐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송도에서 살던 곳과 산책했던 곳, 센트럴파크도 다녀왔다. 첫째 아들은 여기서 유치원도 다녔다. 그런 이야기도 나눴다"며 "아내도 그렇고 팬들에게 받은 응원이나 선물 등도 기억났다. 오면서도 그런 기억을 많이 얘기했다. 첫 아들이 유치원 다닐 때부터 김을 먹었는데 한국에 오는 비행기에서도 혼자 2봉을.먹었다"고 웃었다.
떠나 있는 동안에도 여전히 잊지 못하는 순간이 있었다. 무려 233홈런을 몰아치며 홈런 공장으로 불렸던 2018시즌이다. 로맥도 이 시즌 커리어 하이인 타율 0.316 43홈런 107타점을 기록했다.
로맥은 "2018년이 가장 생각 많이 났다. 영상을 보다보면 어느샌가 또 다른 영상을 더 보게 된다. 당시 하이라이트도 보곤 했다. 한국시리즈도 대단했지만 넥센과 플레이오프가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트레이 힐만 감독과 메릴 켈리, 김성현, 한유섬, 최정 김광현, 김강민 등과 같이 했던 그 시즌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다. 2020년은 코로나도 있고 가족도 한국에 못와 힘들기도 했는데 사람으로서 가장 성장 많이 하고 고비를 이겨낸 시즌이었다"고 돌아봤다.
로맥의 유산은 여전히 SSG에서 이어지고 있다. 바로 등번호 27번이다. 은퇴 당시 구단 외국인 타자의 상징으로 남긴 등번호 '27번'은 2022년엔 케빈 크론과 대체 외국인 후안 라가레스가 물려받아 우승에 일조했고 2023년부터 에레디아가 사용하고 있다.

로맥은 "오늘 아침에도 그 얘기를 했는데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기분이고 감사하다"며 "에레디아를 만났는데 초면인데도 이 번호가 나에게서 왔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해줬다. 오랫 동안 잘하고 있고 선수들과 잘 지내는 걸 보며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사라지는 잠실야구장도 로맥에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유일하게 잠실에서 장외 홈런을 두 차례나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들은 로맥은 "몰랐는데 새로 건축할 때 장외홈런이 떨어진 자리만 누가 잘 보존해줬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행사는 팬들과 다시 만나 교감을 나누기 위한 '홈커밍 데이' 콘셉트로 꾸며졌다. 경기 전 사전 모집을 통해 선정된 팬들이 사인회에서 로맥을 만났다. 본 경기 시작 전에는 가족과 함께 그라운드에 올라 승리 기원 시구와 시타를 맡아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로맥의 한국행 이유가 된 MBC에브리원 대표 예능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다음달 17일 오후 8시 30분 MBC에브리원에서 첫 방송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