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여자프로농구(WNBA)가 무려 29년 만에 정규시즌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케빈 듀란트(휴스턴 로키츠)와 빅터 웸반야마(샌안토니오 스퍼스)가 맞붙었던 특급 매치보다도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로이터통신은 27일(한국시간) "지난 24일 열린 WNBA 인디애나 피버와 시카고 스카이의 경기가 미국 NBC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피콕을 통해 평균 331만명의 시청자를 기록했다"며 "이는 WNBA 출범 첫 시즌이었던 1997년 이후 가장 많은 시청자가 지켜본 정규시즌 경기"라고 전했다.
이번 경기는 WNBA 역사를 통틀어 정규시즌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역대 1위는 WNBA가 출범한 1997년 6월 뉴욕 리버티와 LA 스파크스의 시즌 개막전에서 나왔다. 당시 평균 504만명이 경기를 지켜봤다.
LA 스파크스는 현재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에이스 박지현이 뛰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역대 2위 역시 같은 해 나왔다. 그해 6월 샬럿 스팅과 피닉스 머큐리의 맞대결에 평균 359만명이 몰렸다.
눈에 띄는 점은 역대 1, 2위 기록 모두 WNBA 출범으로 관심을 끌었던 1997년에 작성됐다는 것이다. 이후 29년 동안 이를 위협할 만한 정규시즌 흥행 기록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인디애나-시카고전에서 평균 331만명을 끌어모으며 1997년 이후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331만명이라는 숫자는 NBA와 비교하면 더욱 놀랍다. NBC가 공개한 2025~2026시즌 NBA 시청자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에 열린 휴스턴과 샌안토니오의 경기는 평균 320만명의 시청자를 기록했다.
당시 경기는 NBA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끌었던 빅매치였다. 휴스턴에는 NBA 올스타에 무려 16차례 선정된 '슈퍼스타' 듀란트가 있었고, 샌안토니오에는 NBA의 현재이자 미래로 불리는 '괴물 빅맨' 웸반야마가 버티고 있었다. NBC도 이 경기를 주말 간판 프로그램인 '선데이 나이트 바스켓볼'로 편성했다.

하지만 시청자 수에서는 WNBA가 앞섰다. 인디애나-시카고전은 듀란트와 웸반야마가 맞붙은 휴스턴-샌안토니오전보다 약 11만명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NBA 전체와 비교해도 결코 가벼운 숫자가 아니다. 2025~2026시즌 NBA에서는 평균 시청자수 300만명 이상을 기록한 중계가 19차례 나왔다. 특히 최고 인기팀 중 하나인 LA 레이커스는 시즌 최다 시청 경기 상위 15경기 가운데 6경기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최고 흥행 경기는 크리스마스에 열린 샌안토니오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경기로 평균 671만명이 시청했다. 레이커스 역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경기에서 510만명을 기록하는 등 막강한 흥행력을 과시했다.
물론 NBA 슈퍼팀과 이번 WNBA 경기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WNBA 정규시즌 한 경기가 듀란트와 웸반야마의 맞대결을 넘어서는 등 NBA 빅매치와 견줄 만한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는 사실 자체가 최근 미국 여자농구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이번 인디애나-시카고전 흥행의 중심에는 단연 케이틀린 클라크(인디애나)가 있었다.
클라크는 WNBA 최고의 슈퍼스타이자 '흥행 보증수표'로 꼽힌다. 미국 대학농구 시절부터 폭발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전국적인 스타로 떠올랐고, WNBA 진출 이후에는 리그의 시청률과 관중 흥행을 이끄는 대표적인 얼굴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 초반에는 클라크의 결장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인디애나 팬들이 경기장을 떠나는 모습까지 화제가 될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클라크는 이번 경기에서 실력으로도 팬들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그는 시카고를 상대로 자신의 WNBA 커리어 한 경기 최다인 3점슛 8개를 터뜨리며 37점을 쏟아부었다. 인디애나는 클라크의 폭발적인 활약을 앞세워 시카고를 113-90으로 완파했다.

두 팀 사이에 최근 형성된 긴장감 역시 흥행에 불을 붙였다. 앞서 지난 9일 열린 맞대결에서는 시카고의 디조나이 캐링턴이 속공에 나선 인디애나의 소피 커닝햄에게 거친 파울을 범했다. 캐링턴은 플래그런트 2 파울을 선언받고 곧바로 퇴장당했다.
당시 충돌 장면과 양 팀 선수들의 신경전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리고 불과 2주 만에 성사된 재대결에 미국 농구 팬들의 시선이 다시 쏠렸다. 클라크라는 슈퍼스타의 존재에 두 팀의 팽팽한 긴장감까지 더해졌고, 결국 평균 시청자 331만명을 기록했다. WNBA도 무려 29년 만에 정규시즌 최고 흥행 기록을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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