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 응원 구호로 논란을 일으킨 배재고 야구부 선수 2명뿐 아니라 지도·감독 책임이 있는 감독과 이를 제지하지 않은 주심에게까지 출전정지 1개월 징계가 내려졌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1일 서울 올림픽회관에서 제12차 스포츠공정위원회(공정위)를 열고 지난 6월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광주제일고(광주일고)전에서 발생한 비하 응원과 관련한 개인 대상자 징계를 심의·의결했다.
공정위는 경기 중 상대 팀을 비하하는 응원 구호를 주도해 대회 질서를 문란하게 한 배재고 선수 2명에게 각각 출전정지 1개월 처분을 내렸다. 선수단 지도·감독 소홀의 책임을 물어 배재고 감독에게도 동일한 출전정지 1개월 징계를 결정했다.
당시 경기를 맡았던 주심도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KBSA는 경기 초반부터 부적절한 구호가 이어졌음에도 현장에서 적절한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고 경기를 진행한 책임을 물어 주심에게도 출전정지 1개월 처분을 내렸다.
반면 배재고의 응원 구호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공개적으로 폭언과 욕설을 한 광주일고 코치는 당시 정황과 위반 경위 등을 고려해 견책 조치를 받았다.
사건은 지난 6월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광주제일고와 청룡기 경기에서 발생했다. 당시 배재고 선수단에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 등의 구호가 나왔다. 기존 응원 구호를 변형한 표현으로, 특히 '탱크 데이' 등의 표현은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이벤트 논란을 연상시키면서 파장이 커졌다. 해당 문구가 온라인 일부 커뮤니티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돼온 만큼 광주 지역 학생들을 상대로 사용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KBSA는 지난 7월 1일 제11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배재고 야구부에 대한 단체 처분을 우선 결정했다. 이후 선수와 지도자, 심판 등 개인 대상자들의 소명과 추가 조사를 거쳐 이번에 관련 징계 절차를 마무리했다.
징계 수위에는 사건 이후 당사자들의 대응도 반영됐다. KBSA는 배재고 야구부가 이미 단체 차원의 징계를 받은 점과 해당 선수들이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광주제일고 측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전달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일고 측 역시 사과를 받아들이고 선처를 요청했다.
앞서 배재고는 학교와 총동문회 차원에서 광주일고를 찾아 사과했다. 또한 교직원과 지도자, 선수, 학부모 등이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기도 했다. 당초 배재고 야구부에 내려졌던 전국대회 출전정지 6개월 징계도 대한체육회 재심을 통해 1개월로 감경됐다.
학교 차원의 후속 조치도 있었다. 배재고는 학생생활위원회를 열어 문제의 구호를 주도한 학생 2명에게 중징계, 이를 따라 한 학생 10명에게 경징계를 내렸다. 중징계를 받은 두 학생은 최근 학교 측에 야구부 활동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A는 재발 방지 대책도 강화한다. 이미 지난 7월 각 시·도협회를 통해 부적절한 응원 자제를 당부했고, 앞으로 지도자와 선수들을 대상으로 경기장 내 언어폭력과 부적절한 구호 금지에 대한 계도 활동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2027년 전국대회부터 선수단 행동 요강과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유사 사례가 발생할 경우 현장 심판진이 규정에 따라 즉시 제재할 수 있도록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해영 KBSA 회장은 "학생 야구 현장에서 있어서는 안 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며 "선수들이 서로를 존중하며 올바른 스포츠 정신을 배울 수 있도록 현장 지도와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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