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리그 최고의 클로저로 활약했던 고우석(28·LG 트윈스)이 미국 생활을 마치고 마침내 한국으로 돌아왔다. LG 트윈스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잠실구장에 선 그는 남은 시즌 최선을 다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고우석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했다.
먼저 고우석은 "돌아오더라도 LG로 돌아올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 경기 수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런데도 좋은 대우를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LG 복귀 과정에 관해 "제가 두 번째 양도지명(DFA) 처리가 된 상황이었다. 마이너리그로 이관될 경우,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쪽을 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 일단 3일 동안 (다른 구단의 영입 제안을) 기다렸고, 미네소타 구단은 제가 마이너리그에 계속 남아주길 원했다. 그렇지만 제가 고민 끝에 FA를 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우석은 "3일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기에, 여러 가지 상황을 신중하게 고려했다. 다른 팀으로 간다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겠지만, 그렇지 못했을 경우도 고려해야만 했다. 마이너리그 잔류와 한국 복귀를 두고 더 도움이 되는 쪽을 고민했다. 그 결과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괜찮겠다고 판단했다. 올 시즌 (미국서) 투구한 이닝이나 경기 수가 워낙 많았다. 이동 거리도 길었다. 그래서 미국에서 일찍 시즌을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해 오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고우석은 한국 복귀를 결심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에 관해 "저희 가족이 가장 컸다. 아무래도 곧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다. 첫째 아이도 많이 자랐는데, 그 부분도 마음에 걸렸다. 또 지난 5월부터 아내가 '한국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뜻을 비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미국서 묵묵히 버텨준 가족과 아내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그는 "아내가 가장 고생이 많았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데뷔 무대는 직접 현장서 보지 못해서 마음이 쓰였다. 콜업 시점에도 제가 100% 올라간다는 확신이 없던 날이었다. 당시 미리 아내의 비행기 표를 예약해 둔 상황이었다. 아내에게 '너 비행기 타면 극적으로 좋은 소식이 터질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그날 콜업 소식을 들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고우석은 지난 7월 10일 마침내 꿈에 그리던 빅리그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타깃필드에서 펼쳐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홈경기에서 팀이 2-4로 뒤진 9회초 4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고우석이 1994년 박찬호 이후 역대 30번째이자, 한국인 투수로는 2021년 양현종(당시 텍사스 레인저스) 이후 5년 만에 16번째로 빅리그 무대를 밟은 한국인 투수가 된 순간이었다.
이후 고우석은 3차례 더 빅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7월 12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빅리그 두 번째 등판에 나선 고우석은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해내며 첫 홀드를 챙겼다. 7월 20일에는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팀이 1-10으로 뒤지고 있던 8회말 구원 등판, 1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비록 만루 위기를 자초하긴 했지만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이어 7월 21일에는 클리블랜드전에서 팀이 3-10으로 크게 뒤지던 7회말 네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 1이닝 4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무너졌다. 결국 여기까지였다. 그의 메이저리그 성적은 4경기에 등판해 4이닝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5탈삼진 4실점(4자책), 평균자책점은 9.00.
고우석은 빅리그 무대를 밟은 소회에 관해 "제가 만약 더 철저히 준비돼 있었다면 그 무대에 있는 선수들처럼 온전히 즐길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당시 그 무대에 선다는 게 기회라는 걸 잘 알았다. 제게 바늘구멍을 뚫는 듯한 귀중한 기회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겠다', '정말 잘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그러나 결국 잘 되지 않았던 건 제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고우석은 이제 LG의 뒷문을 책임진다. 그는 "지난주까지도 실전 경기를 계속 소화하고 던졌기 때문에, 몸에 이상이 있거나 아픈 상태는 전혀 아니다. 경기에 나갈 수 있는 몸 상태"라면서 "다만 귀국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첫 등판 시점은 감독님과 잘 상의해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미국에서 많은 과정을 겪었다. 그 과정이 매번 정답은 아니었을지라도, 결국 이 경험들이 제 야구 인생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제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남은 경기 (선두권과) 승차가 좀 나지만, 결코 뒤집을 수 없는 경기 차이는 아니라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는 게 팬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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