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선수들이 필요로 할 때 그 자리에서 뛰어주는 게 서로 필요하다."
한화 이글스의 100억 자유계약선수(FA) 강백호(27)에 대한 김경문(68) 감독의 생각이다. 내년 시즌엔 수비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도 있을 전망이다.
김경문 감독은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방문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강백호는) 올해는 지명타자로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엔 또 이야기가 다르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끝나고 나면 내년엔 다른 선수들이 피로도가 있을 때 그 자리에서 뛰어주는 게 서로 필요하다"면서도 "그건 내년 이야기"라고 전했다.
한화는 지난해 19년 만에 나선 한국시리즈를 준우승으로 마쳤고 김경문 감독은 당시 타선 강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스토브리그에서 한화는 바쁘게 움직였고 강백호와 4년 최대 10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강백호가 한국을 대표할 만한 타자임은 분명하지만 수비적인 기여도를 기대하긴 어려웠다. 그렇기에 일각에선 과도한 금액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시즌 중반까지 타점 1위를 달리던 강백호는 후반기 타율 0.202에 그치고 있다. 분명히 전반기(0.313)의 강력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시즌 전 우려처럼 100억원 투자가 결코 오버페이처럼 보이진 않는다. 103경기에서 타율 0.286(399타수 114안타) 28홈런 97타점, 특히 득점권에선 타율 0.364로 클러치 히터 본능을 뽐냈다.

아직 30경기 이상을 남겨두고 있지만 28홈런은 2020년대 들어 노시환을 제외하면 한화 타자들 중 최다 홈런이다. 노시환의 2023년(31홈런)과 2025년(32홈런) 기록도 넘어설 수 있는 페이스다.
데뷔 시즌 29홈런을 날리며 신인왕에 등극했던 강백호는 최근 몇 시즌 동안 다소 부침을 겪었는데 심리적인 문제의 영향도 있었지만 고교 시절 이후 다시 포수에 도전하는 등 수비에서 자리를 잡기 위한 과정이 타격 집중력을 흐트러 놓은 측면도 간과할 수 없었다. 강백호는 타격에 집중하도록 지명타자로 활용하는 게 가장 가치를 키울 수 있는 방법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다만 수비로서 활용도를 키우는 건 긴 시즌을 보내는데 분명한 큰 도움일 수밖에 없다. 김 감독도 이러한 점을 강조한 것이다. 강백호는 외야와 내야 수비를 모두 경험한 적이 있는 선수다. 수비에서 많은 걸 기대하긴 어렵더라도 팀 상황에 따라 종종 수비에 나설 수 있다면 야수 운용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에 복귀한 최형우가 좋은 예시다. 최형우는 2년 연속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수상자였고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이지만 올 시즌에도 외야수로서 5경기에서 37이닝 수비를 소화했다. 한 시즌을 끌고 가다보면 특정 위치에 구멍이 생기는 경우가 있고 이럴 경우 요긴하게 활용할 선택지를 넓혀준다는 면에서 크나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내년이라는 시점이 공교롭다.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한화와 계약이 만료된다. 재계약이 될 수도 있지만 올 시즌 저조한 팀 성적으로 인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감독이 교체된다면 강백호의 수비 활용 계획도 다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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