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야구 18세 이하(U-18) 국가대표팀이 '난적' 대만을 꺾고 대회 첫판을 기분 좋은 셧아웃 승리로 장식했다. '슈퍼 좌완' 하현승(18·부산고등학교)의 압도적인 탈삼진 쇼에 대만 열도 전체가 충격과 침묵에 휩싸였다.
하현승은 지난 7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대만과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2피안타 1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선발승을 안았다. 한국이 2-0 완승을 거둔 가운데, 경기 직후 대만 야구계는 12개의 삼진을 헌납하며 무기력하게 완봉패를 당한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만 유력 스포츠 매체 '웨이라이 스포츠'는 경기 후 대만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타자들의 반응을 집중 조명하며 당혹감을 전했다. 웨이라이 스포츠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경기 직후 대만 양샤오청 감독은 "타자들에게 패스트볼을 집중적으로 노리라고 지시했지만 변화구에 계속 낚였다"며 "선수들이 하현승의 투구 폼에서 나오는 직구와 변화구의 릴리스 포인트, 궤적이 겹치는 '터널링' 효과가 너무나 뛰어나 도저히 구별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고 털어놨다.
하현승을 상대로 유일하게 장타(3루타)를 쳤던 대만 대표팀 주장 장이안 역시 웨이라이 스포츠를 통해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장이안은 하현승의 투구에 대해 "영상으로 볼 땐 구속이 엄청 빨라 보였지만, 실제로 타석에 서보니 릴리스 포인트가 앞쪽에 형성되어 타격 타이밍을 앞에 두면 직구는 생각만큼 치기 어렵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직구와 슬라이더 궤적이 정말 똑같았고 체인지업까지 섞여 들어오니 타자들이 너무 급해졌다. 뻔히 알면서도 변화구에 연신 방망이가 헛돌았다"며 패배를 시인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맞대결 전적이 슈퍼라운드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만큼, 까다로운 홈팀 대만을 상대로 값진 '1승'을 선점하며 결승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날 하현승의 투구는 그야말로 괴력투였다. 1회말 대만 리드오프 후천루이에게 초구 152km 직구를 뿌리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위기도 있었다. 1회말 2사 후 3번 타자 장이안에게 150km 직구를 통타당해 우익수 키를 넘기는 담장 직격 3루타를 헌납했다. 이어진 2사 3루, 4번 타자 황스야오의 내야를 가르는 듯한 날카로운 타구에 대만 홈 팬들이 환호성을 질렀으나, 유격수 엄준상이 이를 낚아채 환상적인 러닝 스로우로 1루에서 타자 주자를 아웃시켰다.
이후 하현승은 2회와 3회를 연달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4회말 선두 타자 류환우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8타자 만에 출루를 허용했으나, 포수 원지우가 2루 도루를 정확히 저지하며 주자를 깔끔하게 지워냈다.
하현승은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사 1루,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 상황서 대회 투구 수 제한(90구)에 걸려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이날의 압도적인 피칭은 오는 21일 열릴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쥔 키움 히어로즈의 눈도장을 찍기에 충분했다.
대만 야구계는 하현승에 대해 "직구는 칠 만하다"며 애써 위안을 삼았지만, 결국 완벽한 볼 배합과 터널링에 무려 12번이나 삼진을 당해야 했던 대만 타선이었다. 대한민국 U-18 대표팀은 그야말로 '난적' 대만에서 더없이 완벽하고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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