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배구에서 나온 오심, 그리고 이와 관련해 항의한 감독의 징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오는 16일 최성우(34) 광주여대 감독의 자격정지 1년 처분에 대한 재심을 진행한다.
이번 재심에서는 단순히 한 차례 오심의 책임을 넘어 최 감독의 경기 후 행동과 징계 절차, 1년이라는 처분의 적정성을 두고 다시 판단이 이뤄질 전망이다.

논란의 원인을 제공한 판정은 지난 6월 6일 광주여대 체육관에서 열린 2026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배구 U-리그 광주여대-우석대전에서 나왔다.
당시 세트 점수 1-1로 맞선 3세트 23-23 동점 상황에서 광주여대의 공격이 아웃으로 판정됐다. 공개된 KUSF 영상에 따르면 공이 라인 안쪽에 떨어졌다.
이후 광주여대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한국대학배구연맹(이하 연맹) 심판위원회는 해당 판정을 잘못된 판정으로 판단했다. 광주여대가 신청한 해당 심판들에 대한 기피 요청도 받아들였다.
오심이었다는 사실에는 양측의 다툼이 없다. 연맹은 해당 심판들을 올해 남은 광주여대 경기 배정에서 제외했고 별도의 경고 조치를 했다. 관련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는 심판에 대해 견책·출전정지·자격정지 등의 처분이 가능하게 돼 있다.
그러나 스타뉴스 취재 과정에서 이번 오심과 관련해 해당 심판에게 내려진 경고는 '구두 경고'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맹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학교에서 요청한 건 심판 기피였고 그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 외의 절차로 경고도 나갔는데, 심판위원회에 확인해보니 구두 경고였다고 한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당시 판정에 거세게 항의했고 퇴장당했다. 지난 6월 10일 연맹은 U-리그 운영 규정에 따라 최 감독에게 3경기 출전정지, 광주여대에는 남은 U-리그 홈 경기 개최 제한 등의 조처를 했다. 이어 6월 18일 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는 경기 후 최 감독의 행동 등을 심의해 지도자 자격정지 1년을 결정했다. 연맹은 "두 조치가 별개"라고 밝혔다.
연맹 관계자는 "3경기 출전정지는 징계가 아니다. U-리그 운영 규정에 따라 퇴장당하면 자동적으로 따라가는 조치이고, 상황의 경중에 따라 추가 출전정지를 할 수 있다"며 "오심이 있었다고 해서 이후 부적절한 행동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스포츠공정위원회의 1년 징계도 오심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내려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년 징계의 핵심 사유 중 하나인 경기 후 상황을 놓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최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심판들이 있던 공간에 들어간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해당 장소는 평소 자신이 사용하는 감독실로 경기 당일 심판들에게 임시 제공했다고 최 감독은 설명했다.
최 감독은 "내 핸드폰이 사무실에 있는 줄 알고 찾으러 들어갔다. 그런데 부심이 있길래 '우리 아이들이 정말 열심히 했고, 내가 봤을 때도 명확하게 인(In)이었다'는 식으로 하소연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판도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내가 위협을 했다면 그렇게 웃으면서 대화할 수 있었겠나"라고 반박했다. 뒤이어 들어온 학부모에 대해서도 "아이들 경기 끝났으니, 밥을 어떻게 할지 물어보려고 감독실에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맹도 첫 대화부터 위협적인 분위기였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연맹 관계자는 "처음에는 감독이 하소연하듯 이야기했고 심판도 웃으면서 이야기했다고 한다. 다만 이후 학부모가 들어와 강하게 항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연맹은 당시 심판의 경위서와 현장을 제지했다는 감독관의 진술 등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승부조작' 발언도 쟁점이다. 최 감독은 "내가 '승부조작'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 말을 한 사람이 따로 있고, 그 발언을 들은 사람도 있다. 누가 했는지까지 제가 찾아놨다"고 주장했다.
반면 연맹 관계자는 "우리도 그 자리에서 직접 본 것은 아니다. 당시 자리에 있었던 심판과 상황을 제지했던 감독관 등의 이야기를 듣고 판단한 것"이라며 "결국 재심이나 법적 절차에서 제출된 자료들을 통해 사실관계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록지 서명 문제에 관한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 경기 후 양 팀 선수들이 결과를 확인하고, 기록지에 서명해 공식 경기가 성립되는 절차가 있다.
연맹 관계자는 "경기 끝나고 최 감독이 사인한 선수에게 '사인했어, 안 했어'라고 물었고 사인했다고 하니 '왜 했어, 당장 가서 지워'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당시 기록원의 사실확인서도 있다"고 밝혔다. 연맹은 이를 판정 불복과 관련된 징계 대상 행위로 판단했다.
반면 최 감독은 "왜 그랬겠나. 경기 전체를 부정한 게 아니다. 23-23 상황은 명백한 오심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기록에 남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연맹에서도 잘못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경기 진행을 방해해서 실제 경기가 중단된 것도 아니고 이미 경기가 다 끝난 상황이었다. 그걸 경기 방해라고 해석하는 것 자체가 납득되지 않았다"며 공식적인 이의제기를 위한 '리마크(Remark)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반박했다.


징계 절차에서 연맹도 잘못을 인정한 부분이 있다. 관련 규정상 관계 단체 임직원은 스포츠공정위원이 될 수 없지만, 최초 자격정지 1년을 의결한 연맹 공정위원 가운데 2명이 대한배구협회 임원으로 재임 중이었다.
연맹 관계자는 "처음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구성할 때 위원들이 대한배구협회 임원으로 돼 있는 부분을 우리가 체크하지 못했다"라며 "연맹의 잘못이 있었기 때문에 바로 인정하고 새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시인했다.
연맹에 따르면 대한배구협회는 자격요건을 갖춘 새로운 공정위를 구성해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심의하도록 했다. 연맹이 새로 구성한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8월 21일 최 감독에게 다시 자격정지 1년을 결정했다.
현재 최 감독은 두 번째 처분에 관해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두 번째 심의에서는 최 감독이 직접 출석하지 않고 진술 포기서와 함께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했다. 현재 1년 징계는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행정 절차와 법적 다툼이 이어지는 동안 직접 영향을 받은 건 선수들이었다. 한 광주여대 선수는 "6월부터 많이 힘들었다. 우리끼리 운동해야 했고 힘든 만큼 더 똘똘 뭉쳐서 우승, 준우승도 했는데 상황은 점점 안 좋아졌다. 지금도 계속 부상 선수도 나오고 정말 많이 힘들었다. '우리 편은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많이 울고 그랬다"고 털어놨다.
최 감독 역시 자신이 계속 소명에 나서는 이유를 선수들에게서 찾았다. 그는 "아이들이 정말 열심히 훈련했는데 그 노력의 가치가 훼손됐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이 싸움을 하는 이유도 아이들 때문이다. 그냥 고개를 숙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심은 있었다. 처음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내린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에도 문제가 있었다. 해당 심판에게 내려진 조치는 광주여대 경기 배정 제외와 구두 경고였다.
동시에 오심이 있었다는 사실 이후 지도자의 모든 행동에 면죄부를 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최 감독이 실제 심판을 위협했는지, '승부조작'이라는 말을 직접 했는지, 기록지와 관련한 행동이 어디까지 정당한 이의제기였는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종합해 지도자 자격정지 1년이 적정한 처분인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확인된 잘못과 주장 단계의 의혹은 구분돼야 한다. 그 시시비비를 다시 가릴 자리가 오는 1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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