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35까지 이어진 치열한 승부에서 웃은 쪽은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24일 전남 여수시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6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준결승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점수 3-0(25-22, 37-35, 25-16)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조별리그 3전 전승에 이어 준결승까지 4연승을 달린 대한항공은 결승에 선착했다. 25일 같은 장소에서 한국전력-현대캐피탈전 승자와 대회 2연패 및 통산 7번째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승부를 가른 것은 공격의 다양성과 중앙 싸움이었다. 대한항공은 임동혁(27)이 팀 내 최다인 15점을 올린 가운데 김민재(23)가 11점, 정지석(31)이 10점, 정한용(25)이 9점, 김규민(36)이 8점을 기록했다. 세터 한선수(41)까지 블로킹 4개를 포함해 6점을 보탰다.
특히 한선수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특정 공격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중앙과 측면을 고르게 활용하며 우리카드 블로킹을 흔들었다. 김민재와 김규민 등 미들블로커들이 제 몫을 해냈고, 임동혁과 정지석, 정한용도 꾸준히 득점을 책임졌다.
대한항공의 팀 블로킹은 12개로 우리카드(3개)를 크게 앞섰다. 서브 득점에서도 6-2로 우위를 점했다. 공격 성공률은 53.25%로 우리카드(49.04%)보다 높았고, 범실은 17개로 상대(28개)보다 11개 적었다.

반면 박철우(41) 감독이 이끄는 우리카드는 아라우조(32)의 분전에도 웃지 못했다. 아라우조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4점을 터뜨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공격 성공률도 57.14%로 준수했다. 경기 내내 강력한 공격으로 대한항공을 위협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지원이 부족했다.
김형근(24)이 14점으로 힘을 보탰으나 김동민(23)이 7점, 박진우(36)가 5점에 그쳤다. 특히 세터 한태준(22)과 아시아쿼터 미들블로커 마틴 아흐마디(25·등록명 마틴)의 호흡이 원활하지 않았다. 중앙 공격이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공격이 아라우조를 비롯한 측면에 집중됐다. 대한항공이 한선수의 지휘 아래 다양한 공격 활로를 찾은 것과 대조적이었다.
승부처는 2세트였다. 1세트를 22-25로 내준 우리카드는 2세트에서도 19-24까지 밀리며 벼랑 끝에 몰렸다. 그러나 아라우조를 앞세운 반격으로 내리 5점을 따내며 극적으로 듀스를 만들었다. 이후 두 팀은 좀처럼 승부를 끝내지 못했다. 대한항공이 세트포인트를 잡으면 우리카드가 따라붙었고, 우리카드 역시 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아라우조의 강타와 대한항공의 조직적인 공격이 맞서며 점수는 35-35까지 치달았다. 마지막 순간 대한항공의 집중력이 빛났다.

아라우조의 공격 범실로 36-35 리드를 잡은 대한항공은 한선수가 김동민의 공격을 직접 가로막으며 37-35로 세트를 끝냈다. 우리카드로서는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5점 차 열세를 극복하고 듀스까지 승부를 끌고 갔지만, 결정적인 순간 공격 범실과 블로킹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기세가 오른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 일찌감치 흐름을 장악했다. 한선수의 경기 운영을 중심으로 중앙과 측면에서 득점이 고르게 나왔다. 반면 우리카드는 아라우조가 계속 공격을 책임졌지만 국내 선수들의 지원이 부족했고, 중앙에서도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점수 차를 벌리며 우리카드의 추격을 차단했다. 한선수의 블로킹으로 매치포인트를 만든 뒤 김형근의 공격 범실로 마지막 점수를 얻어 25-16으로 경기를 끝냈다.
우리카드는 박철우 감독 체제에서 처음 참가한 컵대회를 4강에서 마무리했다. 조별리그에서 KB손해보험을 꺾으며 박 감독의 정식 사령탑 첫 승리를 신고했지만, 한국전력에 패한 데 이어 대한항공의 벽도 넘지 못했다. 아라우조의 공격력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확인했으나, 한태준과 마틴의 호흡을 비롯한 중앙 공격의 완성도와 국내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라는 과제도 남겼다.
대한항공은 25일 오후 1시 30분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대회 통산 7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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