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KT 위즈의 이강철(60) 감독은 2년 만의 한국시리즈 상대가 KIA 타이거즈든 삼성 라이온즈든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상대의 전력을 따지기보다 자신들이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강철 감독은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국군체육부대(상무)와 한국시리즈 대비 연습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두 팀 전력이 비슷하다. KIA가 올라오면 KIA는 이래서 괜찮고, 삼성이 올라오면 삼성은 이래서 괜찮고 그런 게 있다. 반대로 KIA는 이래서 어려운 점이 있고 삼성도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팀이 올라오는 것보다 좀 많이 싸우고 올라오는 게 좋다. 그 외에는 누가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 강조했다.
KT는 올해 정규시즌 90승 5무 49패(승률 0.647)로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이후 5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이자 구단 통산 두 번째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시즌 막판 삼성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였고, KIA를 상대로는 9월 초 3연패를 당하는 등 고전한 적도 있다. 그러나 9월 29~30일 광주 원정에서는 이틀 연속 역전승을 거두며 달라진 뒷심을 증명했다.
그사이 한국시리즈 상대를 가릴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도 시작됐다. KIA는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1차전에서 삼성을 5-1로 꺾었다. 헤럴드 카스트로의 투런포와 한준수의 솔로포가 터졌고, 선발 제임스 네일이 5회 헤드샷 퇴장으로 물러나는 돌발 상황에서도 불펜진이 승리를 지켜냈다.
반면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삼성은 2안타 1득점에 그쳤다. 약 2주간의 실전 공백 속에 타자들이 경기 감각을 찾지 못하며 첫판을 내줬다. 역대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7.1%(35회 중 27회)다.

이 감독도 전날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그전 경기들은 한 달이나 남았으니까 그런가 보다 했는데, 한국시리즈가 가까워지니까 살짝 우리 경기 챙겨보는 느낌이 든다. KIA, 삼성 두 팀 다 너무 잘해서 좀 경계가 된다"고 웃었다.
기다리는 팀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실전 감각이다. 삼성의 1차전 패배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T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과거 해태 시절의 경험을 떠올리며 투수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해태 때부터 이렇게 해온 걸 보면 계속 이겼던 게 그 시간을 투수들이 찾아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 2선발이 좋아서 두 경기 정도, 한 30타석까지 타자들이 못 치면 투수들로 버티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KT도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상무전을 시작으로 28일과 30일에는 23세 이하(U-23) 대표팀과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 감독은 연습경기의 핵심 목표를 묻자 "감각이다. 유지가 아니라 찾으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잠시 뒤 열린 연습경기에서 KT는 사령탑의 우려를 불식시키듯 거침없이 상무를 몰아쳤다. 1회부터 안현민이 진승현에게 2사 후 8개의 공을 골라내며 볼넷으로 출루했고, 샘 힐리어드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작렬했다.
2회에는 김상수가 볼넷으로 출루한 2사 1루에서 한승택의 우전 안타, 장준원의 사구로 만루를 만들었고, 최원준이 다시 우익선상 2타점 2루타를 뽑았다. 3회에는 힐리어드의 방망이가 다시 불을 뿜었다. 안현민이 정지헌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쳤고 힐리어드가 다시 한 번 우익수 키를 넘기는 대형 1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면서 KT가 5-0으로 앞서갔다. 5회초 종료 현재 KT는 5-0으로 리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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