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 PD "더 이상 일일 시트콤 안해"

제작 어려움 토로… "스페셜 방송은 가능한 안할 것"

유순호 기자 / 입력 : 2007.04.2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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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시트콤 MBC '거침없이 하이킥'의 김병욱 PD가 빡빡한 일정으로 인한 제작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더 이상 일일 시트콤을 연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병욱 PD는 21일 스타뉴스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이 같이 말했다.


김 PD는 지금까지 SBS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귀엽거나 미치거나' 등 화제의 일일 시트콤을 연출해온 주인공. 그런 그가 "더 이상 일일시트콤을 연출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시트콤 제작진이 처한 제작상의 어려움을 그대로 드러낸다.

김 PD는 이날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를 2개씩 넣어가며 주 5일을 방송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방송됐던 시트콤의 수천개 에피소드와 겹치지 않게 하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코미디를 즐기지 않는 국내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일일 시트콤을 만든다는 것은 팔이 부러진 채로 권투 경기에 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앞으로는 일일 시트콤에서 벗어나 장르의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시트콤을 예로 들며 "미국은 주 1회 30분을 방송하지만 우리는 35분씩 주 5회 방송한다. 하지만 제작비는 미국이 10배 이상 많을 것이다"며 "이런 현실에서 또 다른 일일 시트콤을 만들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스페셜 방송에 대해서도 김 PD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주 5일 방송되는 '거침없이 하이킥'은 그 동안 설 연휴 이틀을 제외하고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스페셜 방송을 내보냈다. 빠듯한 제작일정에 쫓긴 제작진의 부득이한 선택으로 이를 이해한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있었는가 하면, 시청률 우려먹기라는 비난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 PD는 21일 "앞으로 되도록이면 스페셜 방송이 나가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며 "주5일 새로운 내용의 방송을 내보낸다는 방침을 지키기 위해 제작진과 출연진은 '악으로 깡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일정이 촉박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로 방대한 양의 방송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김 PD는 "일반적으로 일일 시트콤은 하루 30분을 방송했지만 '거침없이 하이킥'은 35분을 방송한다. 방송시간 5분 확대가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일주일이면 한 회분을 더 방송하는 셈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대한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제작진의 사명감도 일정을 촉박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 PD는 "대본도 그렇고 촬영도 그렇고 비록 시청자들의 기대에 미달하는 내용이 있더라도 최대한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물리적으로 시간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 진행하고 있지만 끝나고 난 뒤 후회가 남지 않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며 "우리의 능력이 없다면 어쩔 수 없지만 주어진 여건 안에서는 끝까지 많은 것을 시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PD는 "오후 8시20분대의 전형적인 일일 드라마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당초의 이상은 실현했다고 생각한다"며 "'거침없이 하이킥'에 대한 비난도 없지 않지만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새로운 시도를 해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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