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은 흐른다', 獨에 인간애 전한 이미륵 삶 조명

문완식 기자 / 입력 : 2008.11.15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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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창사특집드라마 '압록강은 흐른다' <사진출처=SBS>


"압록강을 건너가면 그 곳에 내 고향이 있을까 내가 태어나고 평생을 꿈꾸던 고향은 이제 내 소설 속에만 존재할 뿐 이제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소."

SBS 창사특집드라마 ‘압록강은 흐른다’(극본 이혜선ㆍ 연출 이종한)가 전쟁에 지친 독일인들에게 한국과 인간애를 전한 이미륵의 삶을 그려냈다.


‘압록강은 흐른다’는 14일 밤 8시 50분부터 장장 3시간에 걸쳐 동명소설의 원작자 이미륵(본명 이의경)의 삶을 조명했다. 이미륵은 일제시대 항일운동을 하다 중국을 거쳐 유럽으로 간 인물로 소설 ‘압록강을 흐른다’를 통해 전후 독일에 한국과 한국의 인간애를 알리며 전쟁에 지친 독일인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독일에서 출간 당시 ‘압록강은 흐른다’는 수많은 서평이 신문, 잡지에 실렸으며 최우수독문학작품에 선정되고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리는 등 화제를 모았다.

이 날 방송은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원작에 더해 작가 이미륵이 남긴 수필과 편지글 그리고 이미륵에 대한 신문기사와 그의 주변인물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로 재구성한 것으로 원작을 읽은 시청자들은 다소 낯설 수도 있었다.


원작을 읽은 일부 독자들은 과연 3시간짜리 드라마로 원작을 잘 살릴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압록강은 흐른다'는 우려와 달리 3시간동안 밀도 있게 이미륵의 삶을 그려냈다.

한학자면서도 아들 미륵에게 신식학문 배울 것을 권유하고 몸소 아들 앞에서 없는 자를 살피는 아버지(신구 분)의 모습을 통해 이미륵의 열린 사고와 인간애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설명했다.

대학생 이미륵이 반일시위 후 경찰을 피해 압록강 가에서 떠나가는 장면에서 평생의 희망인 아들을 떠나보내는 어머니(나문희 분)의 모습은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한국의 어머니' 그 자체였다.

우테 캄포스키(에바 역), 올가 브뤼크만(로자 역) 등 독일 배우들의 연기도 눈에 띄었다. 잡지에 자신의 글이 실렸다면 좋아하는 미륵에게 자신의 불치병을 눈물로서 알리는 연기를 브뤼크만은 잘 소화해 냈다. 독일 배우들의 한국말 대사도 비교적 매끄러웠다.

특히 '압록강은 흐른다'는 '그리움'과 '희생'을 잘 표현했다. 낯선 독일 땅에서 고국을 그리며 쓴 소설이 성공하고 독일인들에게 인정받지만 조국을 그리워하다 끝내 눈을 감는 이미륵의 모습에서 그리움이 잘 드러났다.

또 아들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 남편을 기다리며 늘 대문을 열어 놓고 지내는 아내, 동양의 낯선 나라에서 온 이방인을 사랑하며 돕는 로자와 에바 등을 통해 이미륵의 삶이 결코 그 혼자만의 힘으로 이룩된 것이 아니며 그 바탕에 희생이 있음을 보여줬다.

현재 독일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우벽송과 20년 가까이 독일에서 산 최성호는 각각 장년과 청년의 미륵을 유창한 독일어로 연기, 극의 사실감을 더했다.

한편 한독 수교 125주년과 SBS 창사 18주년을 기념해 SBS와 독일방송 BR(Bayerischer Rundtunk)이 공동 기획한 '압록강은 흐른다'는 내년에 국내 드라마로는 최초로 독일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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