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섭 영진위원장, 불협화음 1년만에 결국 사퇴(종합)

김건우 기자 / 입력 : 2009.07.0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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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섭 ⓒ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강한섭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영화계와 불협화음 가운데 1년 여 만에 사임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일 오전11시 문화부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한섭 영진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6월1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0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관장평가 부문에서 '미흡' 판정을, 기관평가 부문에서는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기획재정부는 미흡 판정을 받은 강한섭 위원장에 대해 해임을 건의했으며, 강 위원장은 최근 자진 사퇴 의사를 문화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강한섭 위원장은 지난 해 5월 임명돼 1년2개월 만에 중도하차, 3년 임기의 절반을 채우지 못하고 퇴임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영진위는 당분간 심상민 부위원장이 대행 체제로 가게 되며, 이후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위원장 후보를 추천하게 된다.

강한섭 위원장은 영화평론가 출신으로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을 지내며 영화계의 대표적인 '입'으로 통할 만큼 활발한 활동을 했다. 특히 그동안 꾸준히 영진위의 정책 실패를 주장해 한국영화를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됐다.


강한섭 위원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한국영화계의 당면 과제인 수익성 향상이었다.

강 위원장은 지난해 8월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영화산업은 공황적 위기"라며 "한국영화 산업이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이런 직설적인 발언들은 임기 내내 구설수에 올랐다. 한국영화의 정책 수장으로서 신중하지 못한 행동과 발언으로 영화계 자치단체 등의 관계를 악화시킨다고 비판 받았다.

강한섭 위원장은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 일환으로 열린 부산국제영화컨퍼런스에서 "한국영화 산업을 대공황으로 규정하고 악몽의 시나리오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차승재 대표는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는데 구체적인 정책을 밝혀야지 비판만 하면 되겠냐"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정면 비판과 함께 영화계 각계에서 강한섭 위원장의 퇴진을 위한 주장이 제기됐다.

김혜준 3기 영진위 사무국장은 "교수 신분일 때는 정부를 비난하더니 이제는 2기와 3기의 위원회에 책임을 강변하고 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여기에 영진위 노조도 강위원장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같은 주장에 강한섭 위원장은 영화 활황책을 마련해 어려움을 타계하려고 했다.

특히 펀드를 조성해 시장 내 투자불안을 해소하겠다는 게 목표였다. 800억 펀드를 조성하고 영화계 각계 인사의 뜻을 모아 영화산업 재도약을 위한 상생협약을 추진했다. 또 2차 판권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불법다운로드를 막아 부흥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말만 앞선다는 비난은 계속됐다. 한국영화 제작활성화를 위해 프로모션 사업 설명회를 진행하고, 영화진흥정책 수립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했지만 뚜렷한 결과물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지난 3월 영진위 노조는 "계약직 직원 해고와 관련한 사측의 태도를 보면서 우리는 강 위원장이 부임한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측근들을 위한 각종 자리 만들기 행태의 극치를 확인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계약직 직원 5명 가운데 3명에 대해 해지 통보를 한 것을 두고 노조 측과 확연한 입장차를 보였다.

결국 강한섭 위원장은 지난 6월 19일 공공기관 운연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유과제, 공통과제에서 모두 낮은 점수를 받아 해임 건의 대상이 됐다. 특히 이번 평가 대상이 된 67개 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정원 감축을 하지 않았다. 여기에 청년인턴 고용 사업도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영진위는 당분간 심상민 부위원장이 대행 체제로 가게 되며, 이후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위원장 후보를 추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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