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윤정희·송새벽, 상반기 韓영화 이들이 있어 기뻤다③

[상반기 영화결산]

임창수 기자 / 입력 : 2010.06.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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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왼쪽), 김윤진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2010년도 어느새 반이 훌쩍 지났다. 올해 초 '아바타'와 '아이언맨2'의 충격으로 고개를 떨궜던 충무로. 하지만 '의형제', '하모니', '방자전' 등 한국영화가 꿋꿋이 흥행을 이어가며 자존심을 지켰고, 이창동 감독의 '시'는 칸 국제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한국영화의 선전 뒤에는 분명 배우들의 힘이 있었다. 상반기 한국영화의 흥행과 찬사를 이끌었던 주인공들. 2010년 상반기 한국영화는 이들이 있어 행복했다.


◆영리한 선택, 또 다시 적중…상반기 최고의 흥행배우, 강동원

상반기 한국영화의 흥행. 그 중심에는 강동원이 있었다. '의형제'는 550만 관객을 동원했고 지난해 개봉한 '전우치'도 올해 상반기에만 360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특히 '의형제'의 송지원은 그에게 꼭 맞는 옷이었다. 흥신소를 차린 남파간첩이라는 매력적인 설정은 슬픈 눈(강동원은 '형사: 듀얼리스트'에서 슬픈 눈 역할로 출연했었다.)의 그에게 너무도 잘 어울렸고, 훈훈한 기럭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특유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언제나 믿을 수 있는 감독, 배우와 함께 작업해 온 그의 선택은 이번에도 적중했다. 송강호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 가는 구심점이 됐으며, 덕분에 강동원은 올 상반기 충무로 최고의 흥행배우가 됐다.

◆모성이 전하는 울림과 감동…어머니는 강하다. 김윤진

'하모니'의 김윤진은 '세븐데이즈'에 이어 모성애 연기에 도전했다. 아들 민우와의 특박을 위해 합창단을 꾸리는 음치 홍정혜로 분한 그녀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하며 300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음악과 함께 풀어내는 재소자들의 사연들은 이 영화의 백미. 김윤진은 나문희, 강예원, 박준면, 정수영 등의 배우들과 영화 제목처럼 조화를 이루며 이들의 이야기를 영화 속에 빼곡히 녹여냈다.

극중 정혜는 철없이 밝은 푼수 같은 캐릭터. 김윤진은 기존의 여전사 이미지를 벗고 절제된 감정 연기로 절절한 감정과 모성을 전했다. 눈물을 와락 쏟아버리기보단 한없이 삼키고 머금기로 한 그녀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음악을 매개로 전달된 울림과 감동은 관객들의 뺨을 타고 방울져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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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희(왼쪽), 송새벽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영화 안에서도 밖에서도 그녀는 미자…칸 영화제 각본상의 1등 공신, 윤정희

윤정희의 '시'는 더 이상 전도연만이 칸의 여왕이 아님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16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그녀는 손자의 비행에 괴로워하는 미자로 완벽히 변신, 보는 이의 가슴을 적시며 평단의 호평을 이끌었다. 선뜻 시로 남기기엔 아름답지만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영화 속 미자의 모습은 곧 고단한 현실과 팍팍한 일상을 견디는 우리의 모습 그대로다.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그녀는 외신기자들의 호평 속에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떠올랐다. '시'는 결국 황금종려상도, 여우주연상도 아닌 각본상을 수상했지만 윤정희는 '시'를 통해 연기를 할 때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로 부활했다.

◆'변학도전'은 안나오나요…상반기 최고의 신인, 송새벽

'방자전'의 송새벽은 상반기 영화계가 건져올린 최고의 신인이다. 그는 고전 '춘향전'에서는 단순한 악역이었던 변학도를 '방자전'의 '똘끼' 충만 변태캐릭터로 재탄생시켰다. 능청스러운 전라도 사투리와 꼭지가 돌아버린 싸이코의 풍모는 그가 왜 충무로 최고 기대주로 꼽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여자와 원 없이 자고 싶어 피똥 싸며 공부했노라'는 고백은 너무도 진심어려 차라리 애처로울 정도.

선수는 선수를 알아보는 법. 그는 이미 로맨틱 코미디 '시라노: 연애조작단, 권혁재 감독의 '해결사', 윤제균 감독의 3D 영화 '제7광구'에 캐스팅된 충무로 최고의 블루칩이다. 몸을 웅크린 채 비상을 기다리는 잠룡(潛龍) 송새벽, 그의 비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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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왼쪽), 박희순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포화 속에서 발견한 또 한 명의 신인…스크린 데뷔를 마친 탑

월드컵 열기 속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포화 속으로'에서는 아이돌 그룹 빅뱅의 탑이 눈에 띈다. KBS 2TV 드라마'아이 엠 샘'과 '아이리스'를 거친 그는 학도병 중대장 오장범 역을 맡아 첫 영화부터 주연 자리를 꿰찼다.

탑은 권상우, 차승원, 김승우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뚜렷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성공적으로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마쳤다. 그는 특유의 깊은 눈으로 전쟁의 포화 속에 내몰린 학도병의 혼란과 두려움을 잘 표현해냈으며 편지를 읽어가는 내레이션을 통해 그의 묵직한 저음이 무대에서 랩을 할 때만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님을 입증했다.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몰이…동티모르 히딩크가 된 박희순

'맨발의 꿈'은 상반기 끝물에 개봉한 무공해 영화다. 박희순은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단을 이끄는 왕년의 축구스타 김원광 역으로 출연,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그는 아이들이 전하는 감동에 젖어 자칫 감정과잉이 될 수 있었던 영화의 곳곳에 유머코드를 더했다. "미가 너를 트러스트할테니 원데이 원타임 원달러를 나한테 기브 머니"라며 능청스레 아이들을 꾀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이 어설픈 사기꾼이다.

웃음 외에 감동을 전하는 징검다리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아이들의 꿈을 통해 세상살이의 고달픔으로부터 해방되는 어른과 그런 어른을 무장해제 시키는 아이들의 순수함. "가난하면 꿈까지 가난해야 하느냐"는 그의 외침은 그래서 가슴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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