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 엄마들의 '가상수다'..자녀결혼 이상없어요?

김수진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1.11.1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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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숙 이미숙 김동주 김보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스타방송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인기 토크 프로그램 '100분 수다'에 대한민국 대표 어머니 4인이 출연했다. 수다의 주제는 '댁의 자녀 결혼은 이상 없으십니까?'.

수다에 참석한 어머니 4인은 자녀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2명의 어머니는 아들의 결혼을, 2명의 어머니는 딸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100분 수다'에서 어머니 입장에서 결혼을 앞둔 아들, 딸을 바라보는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제작진은 "이날 '수다자'로 참석한 어머니들은 자녀분들의 뒷담화를 비롯해 대놓고 자식 자랑을 늘어놓는 등 훈훈하고 시끌벅적한 분위기 가운데 진솔한 이야기가 오갔다"고 평가했다.

이날 수다에 참석한 어머니는 SBS '천일의 약속'팀의 향기(정유미) 엄마 오현아(이미숙), 지형(김래원) 엄마 강수정(김해숙), MBC '불굴의 며느리'팀의 연정(이하늬) 엄마 차혜자(김보연), 신우(박윤재) 엄마 현명주 (김동주)다.

오현아는 평생 전업주부. 재벌 사모님이다. 욱하는 성격으로 할 말은 다하고 살지만 쿨하다. 강수정은 산부인과 닥터 출신. 아들의 순애보적인 사랑을 이해하는 부분이 있다. 겸손하고 누구나 존중하고 배려 많은 성격이다.


현명주는 교양 있고 기품 있는 척은 다 하지만 무식이 통통 튀는 말을 해서 본전을 못 찾을 때가 많은 재벌가 사모님. 남편을 30년 가까이 떠받들고 사는 게 진저리난 인물이다. 차혜자는 젊은 시절 남편을 사고로 먼저 보내고 고추보다 더 매운 시집살이를 반평생 가까이 살고 있는 김씨 문중 12대 종부다.

강수정(김해숙)=속이 답답하니 제가 먼저 말씀 드리겠습니다. 아들 곱게 키워 놨더니 갑자기 치매 걸린 여자가 좋다네요. 아무리 머리로 마음으로 이해하려고 해도, 내 뱃속으로 낳은 자식이지만 너무 하네요. 10년간 자신만 바라본 약혼녀를 결혼식 전날 마다하고 …. '나를 보내달라' 하네요.(깊은 한숨)

현명주(김동주)=내가 교양 있는 시어머니라서 웬만하면 말 안하려고 했는데, 아들 자식 키워봐야 소용이 없어요. 치매 걸린 여자랑 애 딸린 이혼녀랑, 애 못 낳는 과부 중에 뭐가 더 나은 거예요? 말 좀 해 봐요. 아니 우리 아들이 못한 게 뭐 있어. 한 놈이 이혼했다는 거 말고는 머리 좋아 잘 생겨 돈도 많아 여자들이 줄줄이 따라 붙는데 어디 여자가 없어서 저딴…! 흠흠 여튼 교양 있는 시어머니니깐 요기까지만 할게요. 근데 열불이 터져서.

오현아(이미숙)=말은 바로 해야지, 딸내미들이 뭐가 잘못이 있어! 지 좋다고 10년을 따라다녔는데 다른 여자 좋다고, 너 아니라고 하면 별 수 있나. 지가 맹추지, 맹추야. 사실 내가 뭐 대단한 사윗감 바란 거 아니에요. 우리 딸이 좋다니까 그런가보다 했지. 근데 뭐? 딴 여자가 좋다고? 그나마 고자였다고 하면 그게 낫지. 그래요, 내가 소문 좀 냈어요.

차혜자(김보연)=어머 고자라뇨.(화끈) 저는 먼저 간 아들 생각하면 눈물만 나고, 딸 생각하면 생각이 많아지네요. 자기 좋은 사람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시간이 별로 없잖아요. 오빠(이영하)만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네요. 조건 안 빠지는 사람 만난다고 해서 다가 아니에요. 한 번 사는 인생 진짜 사랑이 중요한 거지. 아니 엄마들이라고 항상 희생만 해야 하나요.

오현아(이미숙)=어머, 그래도 엄마면 딸자식 건사가 1번이지. 다시 생각 해 보세요. 남편 있어 봐야 아무 소용없어요. 눈에 안 띄는 게 편하지. 뭐 사랑으로 사나. 자식 때문에 사는 거지. 딸내미 결혼식할 손잡고 들어갈 사람은 있어야 될 거 아냐. 남의 눈도 있는데. 엄마가 자기 좋자고 딸 혼사길 막는 게 말이 돼? 말이 되냐고?

강수정(김해숙)=저도 그 말씀에 동의합니다. 애들 행복이 1번이지요. 고아? 괜찮아요. 가난? 괜찮아요. 웬만하면 다 괜찮다고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치매라뇨. 평생 수발하다 세월 다 보내려고 하나요. 그런 결혼은 행복할 수가 없어요. 10년을 함께한 약혼녀가 아직도 저만 사랑하고 있는데, 그애와 함께라면 행복할 수 있을 거에요. 지금 생각 잘못하고 있는 거죠. 엄마라면 그걸 잡아줄 수 있어야 해요.

오현아(이미숙)=그 약혼녀 맹추네 맹추. 우리 딸 같아. 그게 뭐 좋다고.

차혜자(김보연)=말씀이 좀 과하신 것 같네요. 어쩜 그렇게.

현명주(김동주)=얘기 듣다보니 우리집 며느리들은 그나마 좀 낫네. 우리 애들은 몸은 실해. 하나가 애를 못 낳아서 그렇지. 내 아들만 미쳐 날뛰는 줄 알았더니 저 집은 더 심하구만. 근데요, 엄마가 그 거 못 잡아. 내가 그렇게 안된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렸는데 결국 다 여자들한테 폭 빠져서는. 저는 이제 포기하고 살아요. 그냥 손주만 낳아주면 돼. 그냥 한 놈에 금두꺼비를 하나씩 딱 딱. 준비가 다 됐어요.

강수정(김해숙)=사람 마음을 돈 주고 살 수 있는 거였으면 좋겠네요. 어디 사람 마음이 남 생각처럼 된답니까. 그나마 말씀 나누니 마음은 좀 편해지네요. 이런 자식 고민이 저만의 일은 아닌 것 같아서. 그래서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는가보죠? 사람 일 다 어렵고 힘들다는 걸 알게 해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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