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공감 '청앨', 흥행+재미 둘다 잡은 이유는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3.01.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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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SBS


문근영, 박시후 주연의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 '신데렐라 스토리'임에도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함께 공감을 이끌어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27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청담동 앨리스'(극본 김지운 김진희 연출 조수원)는 평범한 여주인공과 재벌2세의 만남이라는 기본적인 설정과 청담동을 무대로 한 패션업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트렌디 드라마였다.

자칫 신데렐라 스토리가 가진 한계에 부딪칠 법도 했지만, '청담동 앨리스'는 화려함 속에 담긴 비참함과 좌절감이 담긴 인물들의 모습을 알맞게 버무리고, 훈훈하면서도 결코 쉬울 수만은 없는 현실의 모습을 탁월하게 그려내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재미와 공감을 모두 이끌어냈다.

'청담동 앨리스'는 마지막 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16.6%(닐슨 코리아 집계, 전국일일기준)을 기록, 주말극 경쟁에서 결코 뒤쳐지지 않으며 훈훈한 종영을 알렸다.


납득이 가는 캐릭터와 현실의 명암 투영..시청자 공감↑

'청담동 앨리스' 속 극중 인물들의 캐릭터와 분위기, 이들이 만들어내는 스토리 등은 주로 다양한 경제적 차이를 가진 2,30대 젊은 층의 배우들이 이끌면서 세련미를 더했다. 특히 실제 청담동을 주 무대로 한 다양한 명품가게, 액세서리 등의 모습들은 드라마를 더욱 빛나게 했다.

다만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 비해 극의 전개에 있어서는 다소 진부할 수 있다는 단점을 가졌다는 점은 '청담동 앨리스'의 흥행 여부와도 직결되기도 했다.

'청담동 앨리스'는 이러한 단점을 인물들의 현실적인 캐릭터 설정과 디테일한 전개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더욱 공감대 형성을 유도하게 만들었다.

여주인공 한세경(문근영 분)은 스스로를 캔디라는 캐릭터로 자청하며 자신이 위치한 경제적 환경과 다른 청담동에서의 삶을 꿈꾸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르테미스 회장 차승조(박시후 분)는 겉으로는 이전 드라마에서 그려질 수 있는 재벌2세의 모습을 가졌으면서도 본능적으로 나타내는 조울증 증세, 장 띠엘 샤라는 이름과 거리가 있는 충청도 사투리 등 감정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한세경의 고교 동창이자 청담동 가의 며느리였던 서윤주(소이현 분)는 스스로 청담동에 입성하기 위해서 가졌던 고충, 차승조와의 관계를 통해 가진 아픔 등이 화려한 겉모습과 함께 비춰지면서 다소 악한 캐릭터임에도 시청자들에게는 납득이 갈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청담동 앨리스'는 명품의 메카로 불릴 수 있는 청담동이라는 장소와 대비되는 요소들을 적절히 배치하면서 현실적인 부분도 바라봤다.

한세경의 남자친구 소인찬(남궁민 분)이 처했던 가난과 이로 인해 이뤄지지 않은 사랑의 현실, 한세경의 가족들이 고민했던 집값 걱정, 빵집 운영 문제 등은 청담동의 화려함과 대비되는 소시민으로서의 고민이 담긴 모습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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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주말드라마 '청담동 앨리스' 방송화면


의미 담긴 해피엔딩..드라마에 여운 남기다

'청담동 앨리스'의 결말은 주인공 한세경과 차승조의 결혼이었다. 기존의 신데렐라 스토리가 가진 해피엔딩과 큰 차이를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의미는 색다른 느낌이었다.

차승조가 한세경에게 등을 돌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그에 대한 진심이었다. 하지만 차승조는 한세경의 진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오해하고만 있었다.

이후 차승조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 "미숙한 사랑은 그 사람이 필요해서 사랑한다고 하지만, 성숙한 사랑은 그 사람을 사랑해서 그 사람이 필요한 것"이라는 말로 한세경에게 마음을 전했다.

'청담동 앨리스'가 그린 결말은 여기서 마무리되지 않았다. 디자이너 타미홍(김지석 분)과 서윤주는 동대문 야시장에서 "아무리 뜨거운 키스로 영화가 끝나도, 현실에선 다음 삶이 남아있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결혼이라는 결론은 좋은 의미였지만, 그 이후의 삶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해피엔딩에 의미를 담은 '청담동 앨리스'의 마지막은 그래서 더욱 훈훈하면서도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현실의 모습과도 결부된 훈훈한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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