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식 관전평] 병살타 3개 친 롯데, 3개 얻은 두산, 그러나..

김소식 객원해설위원 / 입력 : 2015.04.0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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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을 상대로 생애 첫 1경기 3홈런을 기록한 강민호./사진= OSEN


5일 부산 두산-롯데전은 장원준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친정팀 롯데전에 선발등판한다하여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경기였다. 장원준-송승준의 선발 맞대결뿐만 아니라 옛동료들과의 승부, 특히 배터리를 이루던 동갑내기 절친 강민호와의 승부가 관심을 끌었다.

승부는 강민호의 완승이었다. 2회 무사 1루서 첫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는 장원준의 7구를 노려쳐 좌중월 담장을 넘기는 115m짜리 홈런을 만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시즌 첫 홈런을 지난해까지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던 장원준으로부터 뽑아낸 것이다.


이 홈런을 시작으로 강민호는 이날 투런및 만루홈런을 몰아쳐 생애 처음으로 한경기 3홈런을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강민호의 활약도 놀랍지만 못지않게 칭찬을 해주고 싶은 선수가 결승 솔로포의 주인공 김민하다.

김민하는 4-4로 팽팽히 맞선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두산 두 번째 투수 이재우의 초구를 통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날렸다. 본인의 시즌 첫 홈런이자 프로통산 3호홈런인 이 한방이야말로 두산 불펜진을 붕괴시켜 이후 대량득점을 유도한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2011년 드래프트에 나섰다가 어느 팀의 지명도 받지못하고 롯데 신고선수로 입단한 김민하는 허리를 완전히 돌리지못한, 즉 풀스윙이 아닌 채로도 홈런을 뽑아내는 괴력을 과시해 거포 가능성을 선보였다. 김민하는 1회초 두산 루츠의 투런 홈런으로 일찌감치 경기분위기가 두산쪽으로 넘어갈 무렵, 그리고 1회말 공격 역시 선두 황재균의 낫아웃 터치아웃으로 가라앉는 상황에서 장원준의 초구를 노려 2루타를 뽑아냄으로써 녹녹히 분위기를 넘겨주지 않겠다는 근성을 발휘했다. 홀런 포함 안타 2개가 모두 초구 공략에서 나왔다는 점은 타격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반증이고 비록 삼진을 하나 당했지만 볼넷을 3개 골라냈다는 얘기는 선구안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롯데로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는 외야수 재목이다.


이날 또 하나 재밌는 점은 야구 통설 중 하나가 이 경기에선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병살타 3개치고 이기는 경기는 없다’는 것이 야구판 통설 중 하나인데 이날 롯데는 3회 장성우, 5회 최준석, 7회 정훈등 3차례의 병살타를 치고도 대승했다. 즉 두산 불펜이 그만큼 부진했단 얘기인데 여기엔 벤치의 성급함도 한 몫 한 느낌이다.

이재우가 6회를 실점없이 막고 7회수비서 선두 김민하에게 홈런, 손아섭에게 안타를 맞자 두산 벤치는 바로 오현택을 올렸고 오현택이 최준석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바로 김강률로 교체, 김강률 역시 강민호에게 홈런을 맞자 3타자만에 장민익으로 교체하는 수밟기를 했는데 이렇게 벤치의 호흡이 짧을수록 마운드에 오르는 불펜의 호흡도 가빠지기 마련이다. 이재우 정도의 베테랑이라면 좀 더 끌고가면서 후속 불펜진들이 준비할 시간을 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느낌이다.

이날 승리로 안방 2연전을 스윕한 롯데는 공격핵심 아두치나 박종윤등의 결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기회를 잡자는 젊은 선수들의 투지가 강민호의 부활과 손아섭의 부진 탈피등과 맞물려 팀 분위기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는 것 같고 개막 3연승 뒤 3연패한 두산으로선 김강률, 장민익, 이원재 등 마운드 기대주들의 부진이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리그 초반에 마운드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것이 역설적으로 다행일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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