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 LG '벤치 코치' vs. 한화 '돈'.. 결과는?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6.02.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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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억원으로 올시즌 최고연봉선수에 오른 김태균.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10구단 시대 2년째가 되는 2016 한국프로야구 KBO 리그에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15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이 과거 달러($) 강세 시절 인기 있던 호주 시드니를 유일하게 1차 전지 훈련지로 택한 것도 과연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제일기획으로 경영 주체가 바뀐 전통의 명문, 삼성 라이온즈도 정상 탈환이라는 목표 하에 본격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야구단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더욱 충격적인 변화는 김성근 감독이 지휘하는 한화 구단에서 벌어졌다. 2016 시즌 팀 연봉 순위에서 102억1000만원으로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100억원 대에 진입했다. 삼성은 2위로 한화보다 20억원 이상 적은 81억9600만원, 3위 롯데(71억8900만원) 순이다. 최하위는 넥센인데 40억5899만원으로 한화의 절반도 안 된다.


한화 구단의 시도는 말 그대로 '돈으로 우승을 살 수 있는가?'를 제대로 검증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93년부터 구단별 자료를 발표했는데 한화가 팀 연봉 1위에 등극한 것은 처음이다. 메이저리그에서 LA 다저스가 뉴욕 양키스를 제치고 30개 구단 전체 1위가 된 것과 비슷하다. 그래도 LA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진출조차 못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대선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도 힐러리 클린턴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왔다. 2008년에도 힐러리 클린턴은 경선에 나섰다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했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은 무려 2억1200만달러(당시 약 2200억원)의 선거 자금을 쓰고도 져 'NBC 투나잇 쇼' 진행자, '제이 레노'로부터 '그 정도의 거금을 쏟아 붓고도 2위에 그친 경우는 뉴욕 양키스와 힐러리 클린턴 밖에 없다'는 비꼼을 당했다. 뉴욕 양키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최초로 연봉 2억달러를 돌파한 구단이다. 한화가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선 것과 마찬가지이다.


2008년 뉴욕 양키스에는 메이저리그 전체 최고 연봉을 받는 거포, 알렉스 로드리게스(2800만 달러, 약 287억원)가 있었다. 그의 연봉은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 구단 전체 연봉 2181만 달러 보다 많았다. 한화에도 김태균이 올시즌 연봉 16억원으로 최고의 몸값을 기록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삼성이 앞장서서 시도했던 '머니 게임(money game)'을 이제 한화가 하고 있다.

뉴욕 양키스가 2억 달러가 넘는 연봉을 쓰고도 우승을 못한 것에 대해 의미 있는 지적이 나왔었다. '구단 경영진이 선수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한 것이 치명적'이라는 분석이었다. 소속 선수들이 뉴욕 양키스 선수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지 못하고 언제든 돈으로 사오는 선수에게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고 생각해 팀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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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최정우 벤치코치. /사진=LG트윈스 제공



글쓴이는 비록 작은 변화지만 2016시즌 KBO 리그에서 LG 트윈스가 시도하는 '벤치 코치(bench coach)' 제도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LG는 일본프로야구에 가까운 개념인 수석코치를 없애고 지난 해 11월 6일 최정우 육성 재활 코치를 처음으로 '벤치 코치'로 임명했다. 최정우 코치는 1955년생으로 금년 61세이다. LG 양상문 감독보다 여섯 살이 많다.

2014 시즌 중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LG 트윈스 감독을 맡아 4강, 포스트시즌 진출 이변을 일으킨 양상문 감독은 지난 해 차명석 수석코치 체제를 만들었다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차명석 수석코치도 사표를 내고 팀을 떠났다.

글쓴이의 취재 경험으로는 '벤치 코치' 제도는 LG 트윈스가 처음이다. '위키피디아' 백과 사전에 의하면 메이저리그에서 벤치 코치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05년인데 현재의 벤치 코치와 개념이 달랐다. 위키피디아에는 지금의 벤치 코치에 대해 '감독 다음으로 팀의 두 번 째 지휘 권한을 가진다. 경기 중 감독에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 상황에 따른 의견을 내고 감독이 경기 중 결정을 내릴 때 새로운 생각을 전달해 돕는다. 감독이 퇴장당하거나 출장 정지, 혹은 어떤 이유라도 경기를 지휘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감독 대행(acting manager)을 맡는다. 시즌 중 감독이 경질되거나 사임을 할 경우 통상적으로 벤치 코치가 임시 감독(interim manager)으로 승격된다. 벤치 코치는 경기 전 훈련 일정을 짜고 스프링 트레이닝 등의 계획을 수립할 책임이 있다'라고 역할이 설명돼 있다.

메이저리그 역사를 살펴보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탬파베이 레이스가 2008시즌 스프링캠프에서 133년 역사상 최초로 '품질 보증 코치(quality assurance)'를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현 시카고 컵스 감독인 조 매든 감독은 내야수 출신인 '팀 보가'에게 품질 보증 코치를 맡겼다.

스포츠인 야구에서 '품질 보증이 뭔가? 너무 엉뚱하다'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결과는 성공이었다. 만년 하위팀이었던 탬파베이는 그 해 창단 이후 최초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차지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동부지구에 뉴욕 양키스같은 전통의 강호가 존재했음을 고려하면 일대 이변이었다.

물론 '품질 보증 코치'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평가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조 매든 감독은 '품질 보증은 사전에 분석을 통해 약점을 보강해서 실수를 범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많은 정보가 제공되는 상황에서 필요한 사항을 정리해 덕아웃에 있는 감독 코치 선수들에게 전달해주는 일을 해줄 코치가 필요하다'라고 품질 보증코치의 역할을 설명했다.

당시 탬파베이의 부사장이 앤드류 프리드먼, 현 LA 다저스 구단 운영 부문 사장이다. 앤드류 프리드먼은 돈이 없는 탬파베이에서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수단을 구성하고 공격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으나 2008년 아메리칸 리그 우승이 최고의 성적이다.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만들지 못했다. 그는 LA 다저스를 맡아 뉴욕 양키스를 제치고 가장 많은 돈을 구단에 쏟아 붓고 있는데 과연 올시즌 어떤 성적을 낼지 궁금하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한화가 LA 다저스처럼 투자하고, LG 트윈스는 2008년 탬파베이의 '품질 보증 코치'와 같이 새로운 '벤치 코치'를 도입해 정상 도전에 나서고 있다. 2016시즌의 새로운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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