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부터 이제원 시구까지' 4연승 한화, '포기는 없다'를 외치다

대전=김우종 기자 / 입력 : 2016.05.3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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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직접 쓴 손 편지.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선수단이 정성스럽게 쓴 손 편지가 팬들 손에 들려 있었다. 한화를 뜨겁게 사랑하는 어린이 팬이 시구를 했다. 파도타기 응원이 연방 그라운드 언저리를 돌았다. 로저스가 한 손을 번쩍 들었다. 한화가 올 시즌 처음으로 4연승을 질주했다.


29일 오후 5시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한화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9-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올 시즌 첫 시리즈 스윕과 함께 4연승을 내달렸다.

경기 전 이글스파크. 관중들이 앉는 의자에는 한화 선수단이 직접 쓴 손 편지가 매달려 있었다. 한화 구단이 'Dear My Fan Day'라는 이벤트를 마련, 선수단이 직접 작성한 롤링페이퍼를 전 관중에게 전달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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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편지가 관중석에 매달려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박정규 단장이 손 편지를 통해 팬들에게 인사했다. 그는 "시즌 초반 팬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열정적으로 경기장을 지켜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의 모습에서 더욱 큰 책임을 느낀다"면서 "한편으로는 다시 나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 남은 시즌 팬 여러분의 마음을 더욱 잘 헤아려 여러분의 기대에 만족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저희 모두 노력하겠다. 항상 감사드립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한화 선수 10인 및 홍창화 응원단장의 인사가 이어졌다.

◆ 김태균 : 여러분의 응원이 저희 힘의 원천입니다. 육성 응원을 들을 때마다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망시켜 드리지 않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도약하겠습니다. 파이팅.

◆ 조인성 : 늘 의리 있게 우리 곁을 지켜주신 팬 여러분들이 계셔서 힘이 납니다. 저희는 언제나 노력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같이 끝까지 달립시다.

◆ 정근우 : 팬 여러분 항상 감사합니다. 선수 모두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팬 여러분 사랑합니다.

◆ 송창식 : 저희 포기하지 않을 거니까 여러분도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응원해주세요. 진심입니다!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윤규진 : 남은 시즌 불꽃 투혼의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플레이로 화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이태양 : 한화팬 is 뭔들. 우리 팬 여러분이 제일 멋있는 거 같아요. 항상 응원해주시는 것 감동입니다.

◆ 송광민 : 저희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남은 경기 팬들 여러분들도 응원 부탁드립니다. 한화팬 짱!

◆ 하주석 : 응원 해주시는 만큼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한화 이글스!

◆ 양성우 : 응원해주시는 만큼 더 열심히 플레이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8회 육성 응원 정말 멋지고 힘이 납니다.

◆ 장민재 : 곧 날씨가 더워져도 야구장 오셔서 더욱더 응원 부탁드립니다. 사랑합니다. 팬 여러분.

◆ 홍창화 응원단장 : 팬 여러분들의 열정적인 응원 정말 감사드립니다. 한화 이글스가 'V2' 할 때까지 함께 영원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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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수단.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노라 했다. 그리고 한화가 4연승을 거둔 날. 의미 있는 또 한 사람이 시구를 했다. 바로 한화 이글스의 주인이자 주인공인 팬 중 한 명. 이제원(12,남평초) 어린이였다.

지난 5월 21일. kt-한화전. 한화가 4-7로 뒤진 8회말 2사 1,2루 기회서 정근우가 극적인 동점 3점포를 터트렸다. 당시 TV 중계 카메라에 잡힌 한 어린이가 있었으니, 바로 눈을 하늘로 치켜뜨며 두 주먹을 굳게 쥔 채 포효한 이제원 군이었다. 모든 한화 팬들의 마음을 대변한 바로 그 모습.

경기 시작을 앞두고 이제원 군이 마운드에 걸어 나왔다. 청주 남평초등학교 친구들도 함께였다. 포효 당시, 홈런을 쳤던 주인공 정근우가 환한 표정으로 포수가 앉는 자리를 향해 뛰어갔다. 이제원 군이 투구 판을 밟은 채 마운드 위에 섰다. 그리고 공을 던졌다. 공은 포물선을 그린 채 단, 한 번에 정근우의 미트로 꽂혔다. 이제원 군과 정근우가 뜨거운 포옹을 했다.

이제원 군은 당시 포효했던 상황에 대해 묻자 "그냥 좋아서 그랬다"며 웃었다. 그는 지난해부터 아버지를 따라 이글스파크를 찾은 뒤 정말 경기가 재미있어서 열혈 한화 팬이 됐다고 한다. 그는 "TV에 나올 욕심은 없었는데 나와서 좋았고 신기했다. 주위에서 친구들이 '너 유명해졌더라'고 한다. 시구를 전혀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하게 돼 정말 좋다"고 웃었다.

이제원 군이 좋아하는 두 선수, 바로 정근우와 윤규진이다. 이제원 군은 두 선수를 향해 "항상 열심히 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제원 군의 가족은 대전서 약 40~50분 거리에 있는 청주에 산다. 이제원 군의 아버지는 "구단이 이렇게 시구 기회를 마련해줄 지는 정말 생각도 못했다"면서 "당시, 아들이 화면에 나올 때 신기했다. (이)제원이와 남동생 얼굴만 보이고 저희 가족 얼굴을 화면에 안 나왔다. 경기가 11시 넘어서 끝났던 것 같다. 집에 가는데 처남이 문자 하나를 올려놓았더라. 포털 사이트에 아들 모습이 올라와 있어서 깜짝 놀랐다. 스포츠 뉴스의 주간 명장면에 나오기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끝으로 이제원 군에게 '올해 한화가 어떻게 됐으면 좋겠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차분한 표정을 지은 채 이렇게 말했다. "성적은 안 좋아도 괜찮아요.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9위 kt와의 승차도 어느덧 4경기. 한화 선수단은 이제원 군의 바람처럼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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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 연습을 하고 있는 이제원 어린이, 그리고 정근우. 시구를 마친 뒤 이제원 군이 정근우 홈런 당시 포효하던 그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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